방준혁이 '웅진코웨이 인수'한 진짜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9.12.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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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가전 넘어 스마트기기 렌탈 영역 구축…내년 연매출 5조원 기대감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넷마블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넷마블


넷마블이 1조7400억원에 국내 렌탈 시장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 인수를 확정했다. 웅진코웨이 인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결단으로 추진됐다. 넷마블이 보유한 IT 기술과 웅진코웨이의 렌탈사업이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로 사업 체질을 개선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이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1조74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양사는 30일 주주매매계약(SAP)을 체결했다. 넷마블은 이로써 웅진코웨이 지분 25.08%와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이종산업 첫 도전이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게임시장이 정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종산업 인수에 나선 이유는 뭘까.

이번 방 의장의 코웨이 인수는 일반 가전에서 스마트 기기로 넘어가는 렌탈, 구독 경제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생활 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샤오미’가 가장 현실적인 넷마블의 사업모델로 꼽힌다. 샤오미는 최근 다양한 IoT 제품을 '미홈'이라는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로 연결하고 있다. 나아가 AI와 IoT를 결합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 중이다.



국내에서 스마트 가전 기기의 구독경제 시장이 태동기를 맞고 있는 만큼 렌탈 분야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 가전을 넘어 PC, TV 나 자동차를 포함해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로 렌탈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

방 의장은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IT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먼저 AI·IoT 등을 정수기 등 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접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주문 및 배송 시스템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교체수요를 파악해야 했기에 새 시스템을 갖추면 코웨이의 서비스 관리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IR 발표를 통해 “이번 코웨이 투자는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큰 잠재력을 가진 인수합병 기회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승부수가 내년 넷마블의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방 의장은 지난 2016년 임직원 워크숍에서 “2020년 연매출 5조원 달성과 글로벌 게임 메이저 톱5 진입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2조2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넷마블 매출에 2조7000억원대의 웅진코웨이 매출을 더하면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연 매출 2조 클럽 진입을 눈 앞에 둔 엔씨소프트와 지난해 연매출 2조 5000억원을 기록한 넥슨 등 업계 3강 구도를 깨고 독보적 1위로 올라선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코웨이 인수와 동시에 새로운 구독경제 서비스를 시작한다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진입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게임 사업과 달리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렌탈 서비스를 기반으로 AI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어떤 서비스 모델로 접목해 시너지를 낼 지 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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