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품으로 간 웅진코웨이, 시큰둥한 렌탈업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9.12.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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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렌탈업 경험부족, 캐시카우 매력 충분…경영간섭 제한적

게임사 품으로 간 웅진코웨이, 시큰둥한 렌탈업계


난항을 겪던 웅진코웨이 (56,000원 ▼300 -0.53%) 매매가격 협상이 지난 27일 마무리됨에 따라 넷마블 (62,100원 ▼1,000 -1.58%)은 예정대로 웅진코웨이의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됐다. 업계 1위 렌탈기업이 게임사 소유로 변경됐지만 렌탈업계는 "시장을 흔들만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9일 렌탈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의 경영권 변동으로 인해 렌탈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해석이다. 넷마블의 렌탈업 경험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넷마블은 게임업체를 제외하면 지난해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인수 경험이 있지만 이번처럼 성격이 다른 이종사업을 인수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업계는 웅진코웨이의 렌탈시장 1위의 버팀목이 되는 '코디' 등 현장서비스직의 운영·관리에 주목한다. 렌탈업의 핵심을 '현장서비스직 안정운영-계정 확보-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로 보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변화를 추구하다 코디 관리에 실패할 경우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A렌탈기업 관계자는 "렌탈사업은 방문판매원과 소비자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확장하는데, 조직내 변화가 커지면 방문판매원의 이직률이 높아지게 된다"며 "이들이 이탈할 경우 계정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이 인수전 참여와 함께 내세운 구독경제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여전히 냉랭하다. 구독경제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는 개념이다. 앞서 넷마블은 게임사업에서 수집한 사용자 빅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웅진코웨이에 적용하고 렌탈기기 운영체계를 IT(정보기술) 플랫폼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B렌탈기업 관계자는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형 구독경제와 달리 실물형 구독경제는 기존 렌탈사업과 차이점이 거의 없다"며 "시장지배기업이 구독경제 기반 스마트홈 시장으로 확대한다면 반가운 일이겠지만 단기간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사 품으로 간 웅진코웨이, 시큰둥한 렌탈업계
상황이 이렇다보니 넷마블이 연간 5000억원 이상 이익을 남긴 웅진코웨이에 변화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웅진코웨이 매각이 웅진그룹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결정이지 웅진코웨이의 경영상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황금알 낳는 거위'에 '메스'를 가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웅진코웨이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액 7596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C렌탈기업 관계자는 "넷마블이 '신성장동력'을 이유로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실제로는 게임산업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큰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변모시키는 '캐시카우' 역할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며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경영 참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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