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만장자 40% "내년 경제 꺾인다"…커지는 신중론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2.2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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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브리핑] 고액 자산가들, 내년 주식 수익률 4.0~5.9% 기대…"내년 15% 조정 가능성" 단기급등 경계론

美백만장자 40% "내년 경제 꺾인다"…커지는 신중론


미국에서 126개월에 걸친 사상 최장기 경기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고액 자산가들 가운데 약 40%는 내년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미국 증시가 30% 가까이 급등한 만큼 내년엔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 내년 주식 수익률 4.0~5.9% 기대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 투자자산을 보유한 70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가 내년 미국 경제를 위축 국면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조사에선 응답자의 14%만 내년 경기 둔화를 예상했는데, 반년새 경기 전망이 크게 후퇴한 셈이다. CNBC의 백만장자 상대 설문조사는 매년 두차례 이뤄진다.

NBER(전미경제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경기호황 기간은 지난 1991년∼2001년 당시 기록한 120개월을 넘어서며 역대 최장 기록을 갱신 중이다.

백만장자들 가운데 내년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가 5% 이상 상승할 것이란 응답자는 54%로, 지난 조사 당시 65%보다 크게 줄었다.


이들이 내년 주식시장에서 기대한 평균 수익률은 4.0~5.9%였다. CNBC는 "고액 자산가들이 내년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경제와 증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만장자들은 내년 증시의 최대 변수로 11월 대선을 꼽았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법인세 인상 등 진보적 공약들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민주당 후보가 내년 미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21년 주가가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대선에서 지지할 후보를 묻는 질문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백만장자가 36%로 가장 많았다. 민주당 소속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각각 14%, 8%로 뒤를 이었다.

◇"내년 15% 조정 가능성" 단기급등 경계론

이날 뉴욕증시는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감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87포인트(0.08%) 오른 2만8645.2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0.11포인트(0.00%) 상승한 3240.0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77포인트(0.17%) 떨어진 9006.62에 마감했다. 전날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했다. MV파이낸셜의 카트리나 램 전략가는 "증시가 다소 과열되며 부담스러운 영역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미중) 무역합의 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 전날 중국 상무부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과 최종 서명을 위해 긴밀히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개인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공식 서명식을 갖겠다"고 말했다.

월가 일각에선 뉴욕증시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크로셋캐피탈의 잭 애블린 최고운영책임자(CIO)는 "올해 기업 이익이 겨우 3% 늘어나는 동안 주식시장 주요 지수는 30% 가까이 뛰었다"며 "뉴욕증시가 내년에 15% 이상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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