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모친 집에서 소란…한진家 '남매갈등' 깊어져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9.12.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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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 찾아가 불만표출…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남매간 경영권 갈등 드러나

사진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사진제공=한진그룹<br>사진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사진제공=한진그룹<br>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집을 찾아가 소란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그룹이 '남매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 고문이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조 회장의 누나)을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는데 불만을 갖고 이같은 행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이 고문 자택에서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두르며 집기를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이 고문에게 조 전 부사장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고, 이 고문이 "가족이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강조하자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진=머니투데이DB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사진=머니투데이DB
조 회장이 모친 이 고문의 지지에 민감한 것은 가족간 보유 지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현재 총수 일가 지분율은 △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5.31% 등이다.

오너 일가는 조양호 회장 별세 후 한진칼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주회사로 그룹 경영권 향배에 절대적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등 상장사와 함께 정석기업,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한진칼 지배를 받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내년 3월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반격의 기회로 삼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23일까지여서 내년 주총에서 연임에 실패하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현재 상황에선 조 회장의 연임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8.94%와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지분 10%를 더하면 총 39% 정도다. 연임에 필요한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에 가깝다.
조원태 회장, 모친 집에서 소란…한진家 '남매갈등' 깊어져
관건은 조 전 부사장이 다른 주주와 어떻게 손을 잡느냐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대호개발(반도그룹 계열사·6.28%) 등과 연합해 힘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연합해 지분율을 더 높이면 표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질 수 있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남매간의 경영권 싸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소란과 관련, "오너 일가의 개인적인 일인 만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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