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왕따? 독주!' '테러·시위'…2019 국제뉴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12.3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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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19년에는 나라 밖에서 굵직한 뉴스들이 쏟아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주와 전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온 화염과 분노, 너무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 그 장면들을 정리해봅니다.

1. 트럼프 왕따? 독주!
사진 왼쪽부터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뒷모습),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영상 갈무리사진 왼쪽부터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뒷모습),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영상 갈무리


12월 4일(이하 각 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 찍힌 영국,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4개국 정상의 몰래 찍힌 대화 영상이 화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로 보이는 상황. 하지만 이는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 위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트럼프는 올해에도 세계에 영향을 준 굵직한 이슈들을 주도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①미·중 1단계 무역합의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21개월 만에 지난 12월 13일 '첫 합의'를 이뤘다.(공식 서명은 아직 안함.) 트럼프 대통령의 몇 차례 관세 공격과 중국기업 화웨이 제재 등 끝에 이룬 이번 합의로 중국은 농산물을 사들이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금융시장 개방을 한다. 미국은 추가관세 일부를 취소한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후 미국의 중국산 관세율은 평균 19.3%(기존 21.0%)로 소폭 낮아진다. 무역전쟁 이전 중국산 관세율은 3.1%이었다.



②미국증시 신기록 행진, 실업률은 최저수준

미국은 일본과도 무역합의를 이뤄 농산물을 대거 수출하게 됐고, 캐나다·멕시코와 새로 맺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기존 북미FTA를 대체함)도 하원을 넘어 현실화를 눈앞에 뒀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 이후 11월까지 125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이어갔다. 역대 최장. 실업률은 3.5%로 최근 50년 동안 가장 낮다. 미국증시도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열흘 연속 역대 최고치를 쓰며 9000선을 돌파했다.

③역대 세 번째 탄핵안 하원 통과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행동들은 국외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돼왔다. 12월 18일 하원은 트럼프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청해 '권력 남용'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탄핵안은 여당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넘기는 어려워보인다.

2. 테러·총기난사…겉으로 드러내는 '증오'
지난 3월 히잡을 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사건의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지난 3월 히잡을 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사건의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이슬람사원) 두 곳에서 백인우월주의자인 호주인이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51명을 사망케 했다. 한달 뒤인 4월21일 스리랑카에서는 교회, 호텔 등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300명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은 부활절. 당국은 이 사건이 뉴질랜드 테러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4명 이상이 한번에 살해되는 대량살상 사건이 41건으로 조사 후 최다를 기록했다(노스이스턴대학 연구). 이중에는 8월 백인 우월주의자가 텍사스 국경도시 엘파소의 대형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한 사건도 포함됐다.

3. 툰베리. 환경 관심 커졌다
지난 8월28일 미국 뉴욕 요트선착장에 도착한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 손에 있는 팻말에는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AFP(뉴스1)지난 8월28일 미국 뉴욕 요트선착장에 도착한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 손에 있는 팻말에는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AFP(뉴스1)
미국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뽑았다. 역대 최연소. 툰베리는 8월 무동력 보트로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욕에 도착했고,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후변화 연설을 했다. 그달 20일 세계 곳곳에서 400만명이 참가한 '기후 파업' 시위는 지난해 툰베리가 주도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이 시발점이었다.

환경문제는 일상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11월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50여년 만의 최고 수위로 도시의 80%가량이 잠겼고, 호주는 지난 19일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역대 최고인 41.9도를 보이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나타났다. 프랑스(46도)를 비롯해 유럽의 영국, 벨기에,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도 여름에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세계 자동차기업들은 잇따라 구조조정을 선언하며 금융위기 때 수준의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투자를 위해서다.

4. 추락, 붕괴, 대형사고들
4월 15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에 휩싸인 첨탑이 무너지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4월 15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에 휩싸인 첨탑이 무너지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올 한해에도 많은 대형사고들이 세계인을 안타깝게 했다. 1월 25일 브라질 남동부 브루마지뉴에서 광산댐이 붕괴해, 광산폐기물·진흙 등이 인근 마을을 덮쳐 현재까지 259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당국은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3월 10일 에티오피아에서는 이륙한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사 제작 '737 맥스8'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157명이 전원 사망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추락사고가 있었던 해당 기종은 두 번째 사고 이후 전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됐다.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꼽힌다.

 4월 15일에는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첨탑과 지붕이 무너졌다. 성당은 8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파리의 상징물이다.

5. "살기 어렵다" 거리로 나선 사람들
콜롬비아 시민들이 냄비와 주걱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AFP콜롬비아 시민들이 냄비와 주걱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AFP
삶의 어려움, 불평등 문제로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거리에 나섰다. 이라크에서는 실업, 식량난 등에 반발한 시민들이 10월 1일부터 시위를 벌여왔다. 지금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 500명가량 사망하고 2만명 정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12월 초 총리는 사임했고, 26일 대통령도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레바논에서는 10월17일 '왓츠앱' 등 메신저와 담배, 휘발유 등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나오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국민 반발이 거세자 총리가 물러나고 12월 19일 새 총리가 지명됐지만 여전히 혼란한 상황이다. 이란에서도 11월 15일 휘발유 가격을 50% 올린다는 정부 발표 후 시위가 이어진다. 로이터통신은 시위 진압과정에서 1500명이 사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남미에서는 대중들이 거리로 나와 빈 냄비를 두드린다. 먹을 게 없다는 뜻이다. 칠레에서는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을 계기로 10월 18일부터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연금, 교육, 의료제도의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일부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내년 개헌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 콜롬비아에서도 11월 말부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에콰도르에선 10월 3일 정부의 연료 보조금 폐지 발표 이후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하지만 11일 만에 정부-시위대는 정부 정책 철회와 시위 중단에 합의했다. 볼리비아에서는 10월 20일 4선에 성공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으로 격렬한 시위가 일었다. 11월 10일 모랄레스는 백기를 들고 이틀 후 멕시코로 망명했다.

지난해 노란조끼 시위가 벌어졌던 프랑스에서는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이 12월 5일부터 벌어지고 있다.

6. 홍콩 시위 7개월째
홍콩 경찰이 11월 11일 오전 시위대 한 명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남성은 신장·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생명은 지켰다. /사진=뉴스1 홍콩 경찰이 11월 11일 오전 시위대 한 명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남성은 신장·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생명은 지켰다. /사진=뉴스1
대만에서 살인을 한 뒤 귀국한 홍콩인을 대만으로 보내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홍콩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개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법이 반중인사를 중국본토로 보내는 데 악용될 것을 우려한 홍콩인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6월 9일 이후 7개월 가까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송환법은 10월 23일 공식 철회됐지만 시위대는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및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을 요구한다. 11월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는 범민주 진영이 452석 중 385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친중파 진영은 기존 327석에서 60석으로 대폭 줄었다.

7. 브렉시트, 3년여 만에 드디어 눈앞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월 12일 총선일, 동거인인 여자친구가 아닌 반려견 딜린(Dilyn)과 함께 투표장에 나타났다. 유기견이었던 딜린은 9월 존슨 커플에 입양됐다. /사진=AFP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월 12일 총선일, 동거인인 여자친구가 아닌 반려견 딜린(Dilyn)과 함께 투표장에 나타났다. 유기견이었던 딜린은 9월 존슨 커플에 입양됐다. /사진=AFP
2016년 6월 23일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됐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이혼이 쉽지는 않았다. 올해 1월부터 영국-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영국 하원에서 두 번 부결됐고, 브렉시트 날짜도 두 번 연기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는 브렉시트 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고 보리스 존슨이 새로 취임했다. 존슨 총리는 새 합의안을 이뤄냈으나 촉박한 브렉시트 디데이를 앞두고 낸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이 하원에서 부결되며 3번째로 브렉시트 날짜를 연기했다.

존슨은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야당이 이에 동의하며 치러진 12월 12일 선거에서, 여당인 보수당은 하원 과반 기준(326석)을 크게 넘는 365석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20일 하원은 '브렉시트법'으로 불리는 'EU탈퇴협정법안'(WAB)을 제2독회 표결에서 가결했다.(영국 법안 심사는 3독회제) 내년 1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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