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항암신약 포지오티닙 "우려보다 기대 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12.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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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임상 실패했지만 나머지 6개는 순항…롤론티스·오락솔도 美 FDA 허가 기대

한미약품 항암신약 포지오티닙 "우려보다 기대 커"


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포지오티닙'의 임상에 실패하면서 또 한번 고배를 마셨다. 업계는 그러나 포지오티닙에 대한 총 7개 임상 중 1개만 실패했을 뿐이라며 여전히 신약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지난 27일 포지오티닙의 첫 번째 환자군(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코호트1)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이 1차 평가변수 목표치 17%에 못 미치는 14.8%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객관적 반응률은 사전에 정의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정해놓은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이는 무진행 생존기간 등과 함께 신약개발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평가지표로 꼽힌다.

“포지오티닙 실패 논하긴 이르다”…임상 7개 중 겨우 1개 실패
업계는 포지오티닙의 실패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스펙트럼은 포지오니팁의 본임상 연구인 'ZENITH20'(글로벌 2상)을 7개의 환자군(코호트1~7)으로 나눠 진행해왔다. 이는 포지오티닙 사용 시 가장 치료효과가 뛰어난 환자군을 찾기 위한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애당초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 사용에 가장 적합한 환자군을 찾기 위해 코호트 임상을 7개를 진행했다”며 “이중 1개 임상에서 실패했다고, 실망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포지오티닙은 지난해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진행한 연구자 임상 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 43%를 기록하며 글로벌 신약 탄생의 기대를 모았다”며 “남아있는 코호트 임상에서 이와 비슷한 객관적 반응률만 입증한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펙트럼도 이번 임상의 세부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뒤, 현재 진행 중인 나머지 6개 코호트 임상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 터전(Joe Turgeon) 스펙트럼 사장은 “2020년 공개될 코호트2(HER2 Exon20변이)와 코호트3(치료전력이 없는 EGFR Exon20 변이)의 결과를 기대한다”며 “2020년 1분기 내 전반적인 프로그램 전략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롤론티스·오락솔’ 美 판매허가 기대감↑
한미약품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항암신약인 호중구감소증 신약 론론티스,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이 FDA 판매허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용화 관문에 가장 근접한 신약은 롤론티스다. 이 신약은 한미약품의 약효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FDA는 최근 롤론티스의 허가신청(BLA) 검토를 수락했다. FDA는 업체로부터 신약 허가 신청서를 받으면 본심사 착수 전 60일간 사전검토를 통해 심사의 적절성 여부를 따진다. 일종의 예비심사 개념이다. 예비심사에 통과해야만 판매허가를 위한 본심사를 받을 수 있다.

스펙트럼은 당초 지난 1월 BLA를 신청했다가 지난 3월 서류 보완을 이유로 자진철회했으며, 지난 10월 보완을 끝내고 다시 BLA를 신청한 바 있다.

스펙트럼은 롤론티스가 FDA 사전검토를 통과함에 따라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롤론티스가 FDA의 허가를 획득하면 15년 만에 출시된 호중구감소증 신약이 된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미국에서만 4조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게 기술이전한 오락솔도 FDA 판매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락솔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정맥주사 제형 대비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여 기대를 모았다. 아테넥스는 해당 임상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내년 1분기께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낮은 성공률을 감안하면 한미약품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1~2개만 개발에 성공해도 대단한 성과”라며 “아직 실패보단 성공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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