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야 돈 번다"…퇴직금 깬 30대 직장인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19.1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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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퇴직연금통계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자 직장인들이 노후자금줄인 퇴직연금까지 해지하며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액은 18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21조7000억원) 증가했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5.3%(30만8000명) 늘어난 610만5000명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은 72000명으로 전년(5만2000명)과 비교해 38.1% 증가했다. 인출금액은 1조7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51.4% 급등했다.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사실상 해지를 의미한다. 퇴직연금은 중도인출할 경우 나눠 받는 게 불가능해서다.



집값 급등…직장인들 "노후자금 보단 부동산"
"집 사야 돈 번다"…퇴직금 깬 30대 직장인들
퇴직연금을 해지한 이유를 살펴보면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 35.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8.03% 껑충 뛴 이유로 설명된다. 집값이 들썩거리자 직장인들이 노후자금인 퇴직연금까지 깨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집값과 같이 급등한 주거 임차 보증금 마련을 위해 퇴직연금을 해지한 경우도 21.2%에 달했다. 결국 노후자금에 손을 댄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목돈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구성비는 인원 기준으로 30대 41.1%, 40대 33.2%, 50대 18.7% 등의 순으로 많았다. 20대는 주거 임차, 30대는 주택 구입, 4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인출이 가장 많았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37만8000개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기여형(DC)을 택한 사업장이 전체의 58.9%로 가장 많았다. 확정기여형은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으면 근로자에게 이득이 되는 제도다.

확정급여형(DB), IRP 특례형이 각각 27.2%, 7.1%로 뒤를 이었다. 확정급여형은 퇴직연금이 퇴직 당시의 평균 임금으로 결정된다. 임금피크제로 인해 확정기여형형보다 선호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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