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서 유턴하는 대만 기업들…차이잉원 웃는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2.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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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돌아오는 대만 기업들로 사무실 공실률↓ 투자는↑…경제 성장세에 차이잉원 재선 유리해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5일 제2차 정견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5일 제2차 정견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대만이 지난해 7월부터 이어져온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뜻밖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이 대만으로 돌아오면서 사무실 공실률이 크게 떨어진데다 외국인직접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차이잉원 총통의 '탈(脫)중국' 정책과 맞아떨어지면서 다음달 11일 있을 총통선거에서 차이 총통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타이페이의 사무실 임대료는 평당 평균 90.40달러(약 10만5200원) 선으로 전년 대비 3% 올랐다. 임대료는 올해 3분기까지 1.8% 더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까지만 해도 10%가 넘던 대만 사무실 공실률은 현재 3%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이 수치가 평균 1%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전세계 사무실 임대 수요가 전년 대비 5%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임대료 상승의 주역은 중국에서 유턴하는 대만 기업들이다. 현지 고임금 구조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관세 환경까지 악화하면서 중국에 더 있지 못하고 대만으로의 복귀를 결정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유턴 기업의 본국 투자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 효과가 0.7%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 투자도 늘었다. 대만 경제부 산하 투자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까지 대만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 증가한 102억달러(약 11조8000억원)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했다.



글로벌 대형 IT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대만으로 들어오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난 10월 구글이 대만 타이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8억5000만달러(약 99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중국에 자체 데이터 센터가 없는 구글로서는 대만이 대안이 됐다. 앞서 4월에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페이스북 역시 새 대만 본부를 열었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 같은 탄탄한 대만의 경제 성장세를 앞세우며 다음달 11일 치러지는 총통 선거에서 재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차이 총통은 중국에 의존하는 대만 경제의 체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대만으로 돌아온 기업에 세금혜택과 자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적극적인 기업 유턴을 추진해왔다. 대만 빈과일보가 지난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46.8%로, 14.4%에 그친 친중 성향의 한궈위 후보를 무려 32.4%포인트 앞서고 있다.

차이 총통이 재선에 성공하면 보다 공격적인 리쇼어링(reshoring)정책으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은 25일 제2차 정견방송을 통해 입법원에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반침투법안'의 조속한 심의와 가결을 요청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 행사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차이 총통의 민진당이 이미 의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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