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스팩합병 기업 3개월 평균 주가 상승률 39%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1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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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스팩제도 도입 10년, 성공적 정착…제도 활성화 더욱 노력할 것"

10년간 스팩합병 기업 3개월 평균 주가 상승률 39%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가 도입된 후 10년간 스팩합병 기업의 합병 상장 후 3개월간 평균 주가상승률이 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는 26일 스팩 제도가 도입된 2009년 12월 이후 지난 10월까지 합병 상장한 74개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을 계산해 공개했다. 합병 상장 이후 3개월간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39.1%이며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56개사, 하락한 기업은 18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스팩은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침체기 속에서 우량 중소기업의 신속한 자금 조달 등을 위해 국내 주식시장에 도입됐다. 스팩 공모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후 거래소에 상장한 뒤 3년 이내 다른 기업과 합병해 합병대상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에 신속한 상장 및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하고 투자자에게는 성장기업에 대한 저위험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비상장기업 측면에서는 스팩 합병을 통해 이미 모집된 자금을 조달받게 돼 공모 불활실성이 적다. 투자자들은 합병 실패시 예치된 투자자금과 이자를 반환받을 수 있어 위험성이 낮다.

거래소의 '스팩제도 도입 이후 10년의 성과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스팩 제도 도입 직후인 2010년 18개사를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총 174개사가 상장됐다. 제도 도입 이후 2년간은 19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됐으나 2012년에는 신규 상장이 한 건도 없는 등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팩이 본격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선데이토즈 (9,310원 ▼290 -3.02%)의 스팩 합병 성공 사례가 주목을 받으면서다. 최근에는 매년 20개사 이상의 스팩이 꾸준히 신규 상장하는 등 스팩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팩 총 174개사 중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79개사다. 79개사 중 기술특례기업이 5개사, 코넥스 이전기업이 18개사로 다양한 기업이 스팩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합병 성공률은 67.3%로 미국의 합병 성공률(69.3%)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팩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유럽 등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아시아권 국가들에서는 활성화돼있지 않다"며 "코스닥시장은 미국에 이어 2위권의 상장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스팩이 활성화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스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약 1조9000억원의 공모자금이 조달돼 1사당 평균 약 110억원의 자금이 조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스팩 합병을 통해 기업에 유입된 자금은 9400억원 상당이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공모규모가 평균 2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대형 규모의 스팩이 상장됐으나 지속적으로 규모가 감소해 최근에는 80억원 안팎의 중소형 스팩 상장이 가장 많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대형기업의 경우 스팩보다는 IPO(기업공개) 수요가 높고 소형기업은 상장요건에 맞는 기업 탐색이 어렵다"며 "이로 인해 70억∼150억원 중규모 위주의 스팩이 트렌드로 정착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관사별로 보면 중형 주관사가 강세를 나타냈다. KB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순으로 스팩을 많이 설립했다. 최근 스팩의 규모는 중소형 규모가 일반적으로 정착돼 IPO분야의 중형 IB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팩 제도는 전통적 IPO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의 자금조달 창구로 낮은 위험으로 우량기업 발굴 기회를 제공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며 "앞으로도 스팩 제도 활성화 노력을 통해 스팩이 우량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창구로서 역할을 지속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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