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커 회복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인천국제공항=유승목 기자 2019.12.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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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방한 외국인 1750만명 신기록..정부 내년은 2000만명 시대 예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1,725만 번째 관광객으로 한국에 입국한 인도네시아 에코 프라세티오(Eko Prasetio)씨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1,725만 번째 관광객으로 한국에 입국한 인도네시아 에코 프라세티오(Eko Prasetio)씨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25만 명을 넘어섰다. 여러가지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열풍으로 관광 호황을 누리던 2016년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정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26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비롯한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역대 최대 방한 외래관광객 달성 기념 행사'를 열고 올해 한국을 찾은 1725만번째 관광객인 인도네시아 에코 프라세티오씨 일가족을 맞이했다.

박 장관은 직접 꽃목걸이를 증정하며 "한국은 매력적인 문화콘텐츠가 많다"며 "좋은 추억 쌓길 바란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고, 프라세티오씨는 "큰 환대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안영배 사장과 관광업계 대표단은 프라세티오 가족에게 관광상품권과 인도네시아-한국 왕복 항공권 등을 증정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1,725만 번째 관광객으로 한국에 입국한 인도네시아 에코 프라세티오(Eko Prasetio)씨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1,725만 번째 관광객으로 한국에 입국한 인도네시아 에코 프라세티오(Eko Prasetio)씨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韓관광, '신한류'가 살렸다…1725만번째 외국인 "고궁과 K팝 보고 갈비 먹겠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이날을 기점으로 오는 31일까지 약 25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추가로 방문, 총 17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한다. 종전 최대 기록인 2016년(1724만 명) 기록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8초마다 1명 꼴로 방한한 셈이다. 이를 통해 약 25조1000억원의 관광수입과 46조원의 생산유발효과, 46만여 명의 취업유발효과 등을 거둬 내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커 회복에 달렸다
2016년부터 지속된 중국의 '한한령'으로 유커의 발길이 여전히 끊겨있고,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시장이 위축하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관광업계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한류를 비롯한 우리 관광콘텐츠들이 외국인들에게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과 K푸드, K컬쳐, K뷰티 등 이른바 '신한류'는 일본과 동남아 뿐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이날 1725만번째로 방문한 프라세티오씨도 "서울 5대 궁궐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K팝 관련 관광지를 가보려 한다"며 "한국의 갈비도 꼭 먹어볼 것"이라며 한류 중심의 여행 계획을 설명했다.


2020년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 연다는 정부, 가능할까

정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이날 "한국은 눈과 입이 즐거운 나라"라며 "내년에는 2000만 명, 2025년에는 3000만 명, 2030년에는 30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0년 동안 현재 외국인 관광객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산술적으로 2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지는 않다. 사드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20%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이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14.4%, 13.8% 감소하는 등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서다.

관광당국은 신남방정책과 구·미주 국가 공략 등 최근 공격적인 시장 다변화 정책의 효과를 기대한다. 실제 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하고 베트남 관광객이 대폭 성장하는 등 국내 관광시장의 고질적인 리스크로 지적됐던 중·일 2극 집중 구조를 다소 해소하는 모습이다.
서울 중구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서울 중구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특히 중국 유커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청와대는 전날(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개별관광객(FIT·싼커)가 유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는데,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한령이 해제돼 유커까지 회복되면 관광객 2000만 명도 어렵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한령이 풀리면 중국에서 150만명 정도 더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도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 빠르게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며 "동남아 뿐 아니라 유럽 등 원거리 시장까지 국내 관광 매력을 알려 시장 다변화에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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