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칠레 교량공사 멈춰…"정부와 공사대금 이견"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2.25 16:25
글자크기

현대건설, 2014년 수주한 칠레 현수교 공사 중단 선언…"칠레 정부의 약속 위반으로 불확실성 커져"

칠레대교 조감도/자료=현대건설 / 사진제공=해외건설대상 현대건설 3-1-2(칠레대교)칠레대교 조감도/자료=현대건설 / 사진제공=해외건설대상 현대건설 3-1-2(칠레대교)


칠레에서 교량 공사를 진행하던 현대건설이 칠레 정부의 약속 미이행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건설과 칠레정부 양측은 중단보다는 공사 대금 등과 관련한 이견이 있다는 정도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칠레 본토와 칠로에섬을 연결하는 다리의 공사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칠레 공공사업부(MOP)의 약속 위반과 대화 과정에서의 불성실, 이로 인한 부당한 손해와 법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24일 로이터통신에 "교량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칠레의 공공사업부 장관 알프레드 모네로도 이날 "다리건설은 잠시도 중단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4년 칠레 공공사업부가 발주한 교량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차카오해협을 건너 칠레 본토와 칠로에섬을 연결하는 총 길이 2.75km의 왕복 4차선 남미 최장 현수교를 건설하는 것이다. 수주 당시 사업 규모는 6억4800만달러(약 7500억원), 공사기간은 착공 후 78개월이었다.



현대건설은 "3년간의 대화와 기다림, 거듭된 약속 위반 끝에 현대건설은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공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현대건설은 70개국 이상에서 88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경험과 수준이 증명된 회사"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칠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교량 건설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될 뿐 아니라 칠로에 섬의 노동자와 거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차카오 교량 건설은 현대 건설의 칠레 첫 수주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함께 차카오 교량 컨소시엄(CPC)을 꾸렸던 브라질 건설업체 OAS가 뇌물 스캔들에 휘말리자 OAS 지분을 전량 사들이기도 했다. 이후 칠레 정부가 사업 내용을 변경하면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의 공사 중단 선언 이후 칠레 공공사업부는 현대건설 측이 건설 비용 50% 가량의 인상을 요구했지만 이전 정부와 현 정부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그나시오 브리오네스 칠레 재무장관은 일간 엘메르쿠리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공사에서 이 같은 일은 흔하다"며 "법원을 통해 이견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