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에서 완전히 발뺀 캘러닉…이젠 공유주방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2.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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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러닉 전 CEO, 우버 주식 전량 매도 후 이사회서도 사퇴…새 사업 '클라우드 키친' 집중할 듯

트래비스 캘러닉 전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우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사진=로이터트래비스 캘러닉 전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우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사진=로이터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전 최고경영자(CEO)가 우버와 완전한 결별 수순을 밟았다. 우버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한 데 이어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버는 공식 성명을 통해 캘러닉이 오는 31일부로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날 캘러닉은 "우버는 지난 10년간 내 삶의 일부였다"며 "지금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자선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적절한 순간인 것 같다"고 전했다.



12명이던 우버 이사회는 지난 5월 상장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현재 8명만 남게 됐다. 우버는 캘러닉의 후임 이사직 선임 등에 관해서는 밝히지 안은 채 "적절한 시기에 이사진 후보를 내놓겠다"고만 밝혔다.

우버 주식 꾸준히 처분해오던 캘러닉…이사직 사퇴 전날밤 모두 매각
캘러닉은 지난달 초부터 우버의 주식을 매도하며 우버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캘러닉의 보유 지분은 우버 상장 당시인 지난 5월 9800만주를 넘었다. 소프트뱅크 등 기관 투자자를 제외하면 지분 6%를 보유한 우버의 최대 주주였다.



우버 상장 이후 적용된 6개월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달부터 캘러닉은 꾸준히 보유 주식을 처분하며 우버에서 발을 빼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캘러닉은 이사회를 떠나기 전 23일 밤 남아있던 580만주를 모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캘러닉은 2009년 우버를 설립해 2010년부터 CEO를 지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사내 성추문, 막말 논란 등에 휘말리며 불명예스럽게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우버가 상장 이후 계속해서 부진한 실적을 거둬왔다. 지난 2분기 52억달러(약 6조원), 3분기에도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버의 현재 주가 역시 공모당시(45달러)보다 30% 가량 떨어진 3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다시 '공유'…'클라우드 키친'은 우버 전철 안밟을까
/사진=AFP/사진=AFP
캘러닉은 우버 이사진에서 물러나면서 새로운 사업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캘러닉은 최근 배달 전문 식당에 공간을 임대해주는 '클라우드키친'을 세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버를 떠나서도 '공유'의 가치는 놓지 않은 것. 공유주방은 음식 배달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함께 성장할 사업모델로 여겨진다. 클라우드키친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4억달러(약 4600억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클라우드키친은 미국 전역과 인도, 중국, 영국 등에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배달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간이 주방을 제공하고 체인음식점의 빠른 배달에도 이용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외식업 성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임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캘러닉은 우버 지분 매각대금 55억달러(약 6조원) 가량 중 일부를 자신의 새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키친은 2015년 영국 공유주방 스타트업 '푸드스타'와 지난 6월 한국의 '심플키친'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캘러닉은 우버와 완전히 결별한 후 더욱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간 클라우드 키친을 운영하는 시티스토리지시스템스(CSS)의 내부 직원들에게 인터뷰나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사업의 많은 부분을 비밀에 부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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