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열풍·바이오주 몰락…2019 증권시장 10대 뉴스는?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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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 코스피 1900선 붕괴 등 주요뉴스 꼽혀

지난 13일 장 종류 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지수. /자료제공=한국거래소지난 13일 장 종류 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지수.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올해는 여느때보다 증시 불확실성이 컸던 한 해였다. 상저하고라는 다수의 예상을 깨고 코스피가 연초부터 상승 랠리를 이어가나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무역보복 등으로 1900선이 깨지는 폭락장도 겪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쳤고, 증시가 불안할 수록 금값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변동성이 컸던 올해 증시에서 기억될만한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한국거래소는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019년 증권·파생상품시장 10대 뉴스'를 정리해 발표했다. 공모리츠 열풍, 금·채권 가격 상승, 바이오주 급등락, 파생상품 활성화 방안, 메릴린치 증권 징계 등이 주요 뉴스로 꼽혔다.

공모리츠 열풍
올해는 공모리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리츠(REITs)란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저금리와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배당과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올해 상장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에 몰린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은 12조5109억원에 달했다. 청약 경쟁률은 롯데리츠가 63.28대1, NH프라임리츠가 317.62대1을 기록했다.

상장리츠의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64억원으로 지난해 13억원보다 4배 가량 늘었다. 10월말 롯데리츠 상장을 계기로 관심이 크게 늘어 11월 이후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175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크게 올랐다. 이리츠코크랩 주가는 올해 41.4% 상승했고 신한알파리츠는 33.6%, 에이리츠는 42.7%의 수익을 올렸다.

KRX금시장 거래량 사상 최고치 경신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금, 채권, 달러 등 대표 안전자산의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KRX(한국거래소)금시장에서 금 가격은 지난 8월13일 1그램당 6만1300원을 기록했다. 2014년3월 KRX금시장 개장 이후 최고가다. 지난 24일 기준 종가는 5만5770원으로 최고가보단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해 말 대비로는 2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채권과 달러로도 수요가 몰렸다. 올해 국채선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8% 증가한 규모다. 달러선물시장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해보다 21.6% 늘어난 4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거래량 신기록을 썼다.

바이오주 급등락과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
올해 대부분 바이오 종목들은 참담한 한 해를 보냈다. 임상 실패와 인보사 사태 등으로 바이오 종목 상당수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조정을 받았고,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시작은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였다. 인보사는 주요 성분 중 하나가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3월말 판매가 중단됐고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를 거쳐 5월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 일로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급락했고 코오롱티슈진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8월2일에는 신라젠이 개발 중인 암치료제 펙사벡이 미국에서 임상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4일 동안 주가는 68.1% 하락했다.

바이오주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8월5일 코스닥 지수는 하루만에 7.46% 급락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3년 만에 코스닥시장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 간 일시 정지하는 것)를 발동했다.

임상 성공으로 반등에 성공한 바이오 종목도 있었다. 에이치엘비는 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임상3상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지난 9월30일부터 15거래일 간 주가가 289% 급등했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혼용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또 다른 임상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에 다시 반등했다.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안 시행
지난 5월30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에 따라 개인투자자 진입규제가 완화됐다.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은 기존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아졌고, 파생상품 투자를 위해 사전교육 30시간과 모의거래 50시간을 이수해야 했던 것도 각각 1시간, 3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메릴린치증권 허수주문 제재
지난 7월에는 초단타 거래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혐의를 받았던 메릴린치증권이 한국거래소의 제재를 받았다. 메릴린치는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시타델증권로부터 430개 종목에 대해 6220회(900만주, 847억원)의 허수성 주문을 위탁받아 시장을 교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타델증권은 이같은 방법으로 80조원을 운용해 22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는 한국거래소로부터 회원 제재금 1억75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초단타 매매로 대형 금융기관이 제재를 받는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해외투자 급증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했다. 국내 증시는 부진한 가운데 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호황이 지속되며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올들어 11월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미주지역 해외주식 결제대금은 27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2억달러 대비 30.3% 증가했다. 해외주식 보관금액도 140억달러로 작년말 98억달러보다 42.8% 늘었다.

증권거래세 인하
정부는 증시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지난 5월30일 증권거래세를 인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K-OTC(비상장 주식 장외 거래시장)의 거래세율은 기존 0.3%에서 0.25%로 내렸고 코넥스는 기존 0.3%에서 0.1%로 낮아졌다.

내년에는 증권거래세 추가 인하와 양도세 조정, 금융투자상품 간 손익통산, 양도손실 이월공제 허용 등 전반적인 금융세제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코스피 장중 1900선 붕괴
올해 코스피는 상저하고(상반기에 부진하고 하반기에 상승)라는 다수의 예상으로 깨고 연초부터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지난 4월에는 역대 최다 타이인 13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우며 최고 2252.05포인트(4월17일)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8월6일 코스피지수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1900선을 하회(1891.81)했다.

외국인 21일 연속 순매도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지난 5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2015년12월2일부터 그 다음해 1월5일까지 이어진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기간 순매도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5조706억원 어치를 팔았고 코스피는 3.9% 하락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EM(신흥시장) 지수 내 한국 비중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MSCI EM 지수는 여러 글로벌 펀드들이 추종하는 대표 지수다. 최근 지수 내 자산 비중 조정이 이뤄지면서 중국A주(중국인 전용 주식) 비중은 1%포인트 늘고 한국 비중은 0.8%포인트 감소했다.

전자증권 제도의 시행
올해 9월16일부터 실물증권(종이로 발행된 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모든 증권 발행을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전자증권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전자증권 제도의 시행에 따라 증권 발행 기간과 비용이 대폭 줄고 증권 위변조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음성적 거래와 탈세 가능성도 차단한다.

전자증권 제도 시행 이후 지난달 말까지 전환대상 주식 1013억5000만주 가운데 99.04%인 1003억8000만주가 전자증권으로 전환됐다. 아직 전환되지 않고 실물로 남아있는 9억6000만주는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 실물증권 보유자는 주식 발행회사가 지정한 명의개서대행회사(예탁결제원,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에 방문해 실물증권을 반납하고 전자증권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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