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난방·아웃도어株 '울상'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2.25 15:46
글자크기

12월 기온 평년 상회…올 겨울 '따뜻' 전망에 겨울 테마주 투자 유의

따뜻한 겨울…난방·아웃도어株 '울상'


올해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겨울 수혜주들의 주가는 지지부진 하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난방이나 아웃도어 등 계절성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많이 타는 관련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평균 기온은 대체로 영상을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됐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평균 기온은 1.74도로 평년 평균 1.13도보다 0.6도 가량 높다.



특히 12월 중순이 초순보다 더 따뜻한 기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1~10일 평균 기온은 0.5도였던 반면 11~20일 평균 기온은 3도로 더 높아졌다. 이 기간 평년 평균 기온이 0.2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따뜻한 날씨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 내리는 일수도 확 줄었다. 이달 서울에서 눈 내린 날은 지난 7일 하루뿐이다. 최근 20년 간 평균인 6.8일보다 현저히 적은 횟수다. 눈보단 비가 내리는 날이 더 잦았고,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기상청은 따뜻한 날씨의 원인이 한반도에 머물고 있는 고기압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고기압이 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차단하면서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눈도 그만큼 적게 내렸다는 설명이다.

따뜻한 겨울은 난방이나 아웃도어 업체들에는 치명적이다.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롱패딩이다. 지난 겨울에는 한파와 함께 롱패딩의 인기로 여러 의류업체들의 롱패딩 매출이 급격히 늘었지만 최근에는 롱패딩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 판권을 가진 영원무역 (37,700원 ▲250 +0.67%)도 4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3만5500원이던 주가는 지난 24일 3만4500원으로 이달 들어 3% 하락했다.


난방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지역 냉·난방 사업을 수행하는 지역난방공사 (41,000원 ▲250 +0.61%)의 주가는 지난달 말 4만8400원에서 지난 24일 4만8100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서울가스 (56,800원 0.00%) 부산가스 (84,400원 ▲200 +0.24%) 인천도시가스 (25,350원 ▼100 -0.39%) 삼천리 (92,000원 ▲400 +0.44%) 대성에너지 (9,030원 ▲90 +1.01%) 등 다른 도시가스 공급업체들도 이달 들어 주가 변화가 거의 없다. 이 기간 코스피가 5% 이상 오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익률이다.

경동나비엔 (57,800원 ▼700 -1.20%)파세코 (8,800원 ▼30 -0.34%) 등 난방기기 업체들은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일러 업체 경동나비엔은 지난달 말 4만3650원에서 지난 24일 4만6450원으로 6.4% 올랐고 난로·열풍기 업체 파세코는 같은 기간 8300원에서 9280원으로 11.8% 상승했다.

내년 1월 다시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지만 올 겨울은 전반적으로 따뜻한 기온이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년 1월 중순까지는 현재와 비슷한 기압계가 유지되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강하게 남하할 가능성이 적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전망이다. 1월 하순부터 찬 공기의 남하로 기온이 평년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계절 테마주의 경우 해당 계절이 돌아오기 전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다가 계절에 진입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이번 겨울은 따뜻한 날이 많아 테마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