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몽' 文대통령-'중국몽' 시진핑, "공동운명체…손잡자"

머니투데이 최경민 , 청두(중국)=김성휘 기자 2019.12.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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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사드 원론적 입장 교환 가운데 관계 진전 계기 마련

[베이징(중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2.23.  since1999@newsis.com[베이징(중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2.23. [email protected]


"한국과 중국은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문재인 대통령)

"한·중 양국이 손을 잡으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진심어린 말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한중 정상은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에게 모두 '러브콜'을 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한중이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라는 한국몽(韓國夢)에 응답해줄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공동운명체'에 가까운 한국을 위해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다. 시 주석은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중국과 한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양자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하겠다"며 '책임있는 강대국'으로 부상을 노리고 있는 중국과 관계를 심화시키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며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이 오갔다. 시 주석은 "사드는 타당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밝혔고, 문 대통령은 "기존 우리 정부 입장과 변함이 없다"는 수준으로 답했다. 북핵에 대한 방어 개념으로 사드를 임시배치했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다.

사드 문제를 두고 한중관계가 한 번에 해결되기 쉽지 않다. 오히려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가 부각될 경우 한중관계가 악화될 여지도 있다. 실제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한한령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한중 정상이 이번까지 6번이나 만나 관계회복 의지를 다진 만큼, 서서히 양국관계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문화, 체육, 교육, 언론, 스포츠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을 강화시키고 더 많은 협력을 이뤄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사드 이슈를 의식한 듯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다"면서도 "양국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고 힘을 줬다.

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국빈방한이 성사될 경우, 관계 정상화 추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양국 교류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자"며 방한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를 표하며 방한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양국 정상은 미세먼지 문제를 언급하고, "환경 문제는 양국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실질 협력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양국 간 스포츠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했고, 시 주석은 "우리는 평창의 깃발을 이어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시 주석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싸우면 모두에게 상처가 남는다. 충돌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건설적 대화로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 최근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룬 것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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