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 2.6조원…주가는 '뚝'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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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개사 신규 상장, 전년대비 6.8% 증가…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6% 밑돌아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 2.6조원…주가는 '뚝'


올해 증시가 부진한 와중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108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이들이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약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늘었지만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대부분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수는 108개사로 지난해 101개사보다 7개사(6.8%) 늘었다. 2002년 이후 2번째로 많은 신규 상장 기록이다.



종류별로는 일반기업이 78곳, 스팩(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 30곳 상장했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이 22곳이었다. 2005년 기술특례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수다.

기술특례상장이란 현재 매출이나 수익성이 높지 않아도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의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다.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의 기술평가와 거래소의 질적심사를 거쳐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우수성이 입증되면 상장할 수 있다.



그동안 기술특례상장 대부분은 바이오 기업이 차지했다. 올해도 22곳 중 63.6%인 14곳이 바이오 기업이었다. 하지만 기술특례상장 21곳 중 16곳(76.2%)이 바이오 기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바이오 비중이 다소 줄었다.

기존의 기술평가 방식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특례상장 기업이 나타났다. 경쟁력 있는 독자적 사업모델을 보유한 기업을 상장시키는 '사업모델 기반기업'으로는 올해 플리토와 캐리소프트 2곳이 상장했다.

주관사가 성장성이 있는 기업을 추천하는 '성장성 추천 기업'으로는 지난해 셀리버리 1곳이 상장한 이후 올해는 라닉스, 올리패스, 라파스, 신테카바이오, 브릿지바이오 5곳이 신규 상장했다. 이익이 없더라도 일정수준의 시가총액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상장시키는 '이익 미실현 기업'은 제테마와 리메드 2곳이다.


정부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지원정책에 따라 특례요건을 받은 기업도 올해 최초 상장한다. 소부장 기업은 상장예비심사 기간이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 이내로 대폭 단축되고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적용할 때는 평가기관 등급 요건을 완화한다. 반도체 통신용 패키지 제조기업인 메탈라이프가 소부장 상장의 혜택을 받고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에 오른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사전단계인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수는 48사로 지난해 36개사보다 12곳(33.3%) 늘었다. 내년 이후에도 기술특례상장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코스닥 시장 공모금액은 약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증가했다. 최근 10년 간 공모금액 중 2017년 3조5000억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적이었지만 투자자들은 웃지 못했다.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신규 상장사 대부분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기준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사 62곳(스팩, 무상증자 기업 제외)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6% 하락했다. 절반 이상인 33곳이 공모가보다 주가가 하회했다.

게임 업체 SNK (36,800원 ▲100 +0.27%)는 공모가 4만400원보다 59.5% 낮은 1만6350원으로 떨어졌고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수젠텍 (5,380원 ▼70 -1.28%)도 공모가 1만2000원에서 현재 5480원으로 54.3% 하락했다. 아이스크림에듀 (3,600원 ▼5 -0.14%)(-49.9%) 에이에프더블류 (1,996원 ▼1 -0.05%)(-47.1%) 세틀뱅크 (18,080원 ▲30 +0.17%)(-47.1%) 에이스토리 (10,420원 ▼110 -1.04%)(-43.5%) 등도 하락폭이 컸다.

반면 육류 가공업체 마니커에프앤지 (3,115원 ▲20 +0.65%)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수혜주로 떠오르며 공모가 4000원에서 현재 837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이밖에 레이 (13,200원 ▼40 -0.30%)(103.3%) 컴퍼니케이 (6,920원 ▲210 +3.13%)(73.6%) 웹케시 (9,000원 ▼50 -0.55%)(54.6%) 에스제이그룹 (6,980원 ▼80 -1.13%)(53.6%)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우량 기술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상장활성화 정책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기술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원활하게 상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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