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한돌에 1승2패…인간에 맞서는 AI, 한계는 없나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9.12.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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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학습 부족 혹은 잘못된 정보 학습 등 한계점 명확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 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최종 3국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 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최종 3국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대결은 언제나 관심사다. 이길 확률이 높은 최적의 수를 찾아가는 AI에 맞선 역대 인간의 도전은 대부분 AI의 압승으로 끝났다. 과연 AI는 완벽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세돌은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로 패했다.

지난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붙어 불계승을 거뒀다. AI와의 실력 차이를 고려해 AI에 2점을 먼저 깔아주고 시작한 것. 이세돌은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맞대결했으나 불계패했다.



이세돌은 바둑 인생을 마감하는 대국에서 중반까지 한돌의 승률 50대를 유지하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인공지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알파고 이후 3년…인간에 승리한 역대 AI 기술은?= 2016년 3월 구글이 야심 차게 준비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경기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세돌 9단은 1승 4패를 기록,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한 '인류'로 남았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게임에 적용한 알파스타를 개발. 올 초 프로게이머들의 스타크래프트2 대결이 성사됐다. 리퉈드 소속의 TLO 선수와 "MAMA' 선수가 도전장을 냈지만 알파스타는 이들을 10대 0으로 눌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현 오픈AI CEO인 샘 올트먼이 공동 설립한 오픈AI는 도타2 등의 컴퓨터게임에서 인간을 이기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2019년 4년 오픈AI는 도타2 프로팀OG와 맞붙어 2:0 완승을 기록했다.

오픈AI는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딥러닝 방식을 이용해 스스로 학습해 결과를 도출한다. 이 승부를 위해 오픈AI는 10개월동안 4만5000년 기간이 걸리는 자가학습을 거쳤다고 알려졌다.

이세돌은 3년 만에 토종 AI 한돌과 재대결에 도전해 1승 2패를 기록했다. 이세돌은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했다.

◇AI 한계는 없을까…머신러닝 과정 중요= 그렇다면 AI는 완벽할까. AI 역시 기계학습(머신러닝) 과정에서 정보가 부족할 경우 완벽한 수를 찾아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때문에 AI는 '잘못 학습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재하고 있다.

이세돌과 한돌의 1국 경기에서 한돌의 패배의 원인도 마찬가지다. 평소 동등한 조건에서 대국하는 ‘호선’을 학습해 왔던 한돌은 접바둑에서 예상치 못한 악수로 결국 불계패했다.

해설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전날 1국에서 한돌의 패배에 대해 "학습한 것과 다르다고 느낀 한돌이 흔들리면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값을 조정하는 데 실패했다"며 "오늘 경기 의미는 세계 최정상 기사들을 이긴 AI라도 2점 접바둑처럼 학습이 부족한 경우 어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바둑이나 e스포츠처럼 '멘탈' 싸움에서 시간에 따른 집중력 저하, 경기장 상황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강점이 될 수 있다.

물론 AI 개발의 목표는 '인간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스타 개발과 관련해 자사 블로그를 통해 "완전하지 않은 정보를 활용해 장시간 많은 행동이 필요한 행위에 AI를 적용해 가는 시도"라고 말했다. 게임은 AI 개발에 있어 한 관문일 뿐 종착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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