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회의에 민간인 쓴소리 "기득권 높고 입법 안돼 참담"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9.12.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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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박용만 "신산업 진입 어려워" VS 김주영 "신산업 고용영향평가"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안건 보고를 하고 있다. 2019.12.19.   dahora83@newsis.com[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안건 보고를 하고 있다. 2019.12.19. [email protected]


19일 청와대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는 민간 전문가에게 문호를 개방, 토론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정책이 회의 테이블이나 정부 단위에 그치지 않고, 결국 민간부문에 적용돼 성과를 내야 한다는 취지다.

때문에 1시간30분 예정된 회의는 50분을 넘겨 2시간20분간 진행했고 그중 상당시간은 토론으로 채웠다.



이날 경제단체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협회장 등 4명이 나란히 참석했다.

민간에선 노동, 여성. 금융, 통상, 제조업 등을 아우르는 7명이 왔다. 각각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 김태환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장, 박미경 여성벤처협회장, 장재철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박석길 JP모건 본부장, 이도훈 CIMB 증권 한국지점 대표, 이광호 KOTRA 중소기업실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2020년 경제정책 방향 보고 후 경기 반등 모멘텀 마련, 포용성 강화와 구조혁신이라는 두 주제에 대해 잇따라 토론했다. 비공개 토론이어서 청와대가 공개한 발언만 확인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성장세와 대외요건들이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다만 기득권의 보호장벽이 너무 높아 신산업의 진입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는 의지의 산물이 아닌 기회의 산물”이라며 입법을 포함한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기존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신산업 도입 시 환경영향평가처럼 고용영향평가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기업의 투자약속이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챙겨달라고 말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공공부문의 정규직은 이뤄졌지만 이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집중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문 위원장을 포함한 여러 참석자들은 사회적 합의로 어렵게 만들어진 사안들이 입법이 되지 않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민생·경제활력을 위한 법안만큼은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도 요청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말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19.   dahora83@newsis.com[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19. [email protected]
민간전문가들도 분야별 의견을 냈다. 장재철 KB 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각 산업에 해당하는 로드맵을 정부가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석길 JP 모건 본부장은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성장동력 확충, 경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도훈 CIMB 증권 한국지점 대표는 반도체 품목 다변화를, 이광호 코트라(KOTRA) 중소기업실장은 수출의존도 다변화를 강조했다.

이들은 내년 경제전망에 긍정적 평가도 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경제활력 모멘텀 확산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와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도훈 대표는 “메모리 반도체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5G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내년 시장은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의견을 듣고 “정부의 정책방향과 여러분의 제안이 다 함께 이루어진다면, 내년 경제는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앞으로는 정책방향을 세부적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계획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실행을 통한 성과 창출이 될 수 있도록 경제부처와 경제주체들이 모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에서 홍 부총리,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행안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에서 25명이 참석했다. 국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 청와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보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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