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뽑은 신동빈, 대규모 쇄신인사...BU장 2명 포함 대표 절반 물갈이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9.12.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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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덕 신임 롯데지주 공동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송용덕 신임 롯데지주 공동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강희태 롯데 유통BU장./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강희태 롯데 유통BU장./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롯데가 송용덕 현 호텔&서비스 BU장(비즈니스유닛, 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 대표로 선임하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를 유통BU장에,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를 호텔&서비스 BU장에 임명하는 대규모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4명의 BU장 중 2명을, 계열사 대표의 절반 가량을 교체하고, 전무급 신진을 중용하는 등 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최대 규모 파격인사다.

롯데는 19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유통·식품·화학·서비스 부문 50여 개 계열사의 2020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는 이 날 이사회를 열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롯데의 2020년 정기임원인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연계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 요약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는 이에 따라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사업부문별 역량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 화학 등 그룹 주요 사업부문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50대 중반의 CEO(최고경영자)를 대거 선임하고 젊은 대표와 신임 임원을 적극 발탁하는 쇄신인사로 체질개선에 나섰다.



롯데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갈 사령탑인 롯데지주는 황각규 부회장 외에 송용덕 부회장이 공동대표로 합류해 투톱 체제로 바뀐다. 황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사업 및 글로벌 사업 전략과 재무,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담당한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고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역할도 계속한다. 호텔&서비스 BU장을 맡아왔던 송 부회장은 인사, 노무, 경영개선 업무를 맡는다. 송 부회장은 그룹의 인재육성 및 조직 업무 효율화로 그룹의 근본 역량 강화에 주력한다.

이봉철 호텔&서비스 BU장 / 사진제공=롯데그룹이봉철 호텔&서비스 BU장 / 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지주에서 그룹의 재무업무를 총괄하던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사장)은 호텔&서비스BU장을 맡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재무1팀장 추광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담당한다. 이 신임 BU장은 재무통으로 2012년에는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는 그룹의 재무혁신실장으로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끌었다. 이 사장의 보임으로 호텔BU는 향후 호텔롯데 상장(IPO)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준 유통 BU장(부회장)은 이번 정기임원인사에서 용퇴하고 신임 유통BU장으로는 롯데백화점 강희태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신임 강희태 유통BU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본점장과 상품본부장을 거쳤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사업부문장을, 2017년부터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아왔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조직 개편 … 미래 경쟁력 위해 전열 재정비
롯데의 주요 성장 축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위기돌파를 위한 전면 조직개편에 나선다.

우선 롯데쇼핑은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원톱(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한다.

재편된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이자 신임 유통BU장인 강희태 부회장이 겸임한다.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른다.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들은 사업부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단계를 축소해 빠른 실행력을 확보해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1월 1일로 예정된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으로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개편한다. 고객과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한 것인데 통합 케미칼의 대표이사는 김교현 화학BU장이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되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첨단소재 이영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보임했다. 두 사업분야의 특성이 상이한 만큼, 각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는 롯데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준 부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으로 입사해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역임하고, 2016년 롯데첨단소재 출범 후에는 PC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이 부사장은 그간 쌓아온 역량과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이번에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계에서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통합됐다. 이를 통해 음료와 주류의 유통, 생산, 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계열사 대표도 성과따라 교체...유통은 마트빼고 모두 새피수혈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계열사 대표도 대거 변경됐다.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쇼핑은 문영표 부사장이 롯데마트 사업부장에 유임된 것을 제외하고는 4개 사업부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백화점 사업부장에 황범석 롯데홈쇼핑 전무, 슈퍼 사업부장에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 e커머스 사업부장에 조영제 롯데지주 전무, 롭스 사업부장에 홍성호 롯데백화점 전무가 각각 선임됐다. 전무급 신진을 사업부 대표에 전진배치해 유통트랜드 변화에 대비토록 한 것이다.

황범석 백화점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상품본부에서 상품총괄, MD전략 등의 업무를 거쳐 여성패션부문장을 역임했고 2015년 홈쇼핑으로 이동해 상품본부장을 맡아왔다. 남창희 슈퍼 사업부장은 롯데마트로 입사해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마케팅전문가다. 올들어 마트의 영업을 총괄하는 고객본부장을 수행해왔다.

조영제 e커머스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EC(e-commerce)부문장, 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롯데지주 경영전략2팀장으로서, 롯데 유통사의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홍성호 H&B사업부(롭스)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2013년부터 6년간 FRL코리아 대표를 역임했고 올들어 롯데백화점 영남지역장을 지냈다.

롯데홈쇼핑 대표인 이완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백화점 출신인 이 사장은 2017년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은뒤 악화되는 영업환경 속에서도 롯데홈쇼핑의 실적개선을 견인했다.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는 최경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내정됐다. 최경호 전무는 1992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했으며 27년간 영업부문장, 상품본부장 등을 두루 경험한 CVS(편의점) 전문가다.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는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장(전무)이,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는 전형식 롯데백화점 디지털전략본부장(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보임한다.

화학부문에서는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는 경영본부장인 정경문 전무가 내부 선임됐다. 롯데비피화학 대표이사로는 김용석 롯데케미칼 폴리머사업본부장(전무)이 내정됐다. 롯데중앙연구소 대표이사는 이경훤 푸드부문장(전무)이 내정됐다. 롯데자이언츠 대표에는 이석환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이 내정됐다.

호텔서비스부문에서는 먼저 호텔롯데 신임 대표이사로 김현식 전무가 내정됐고 롯데월드 신임 대표이사는 롯데월드 출신 첫 공채인 최홍훈 전무가 내정됐다. 롯데상사 대표이사에는 정기호 상무가 내부선임을 통해 보임됐고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대표이사로는 최세환 상무가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한편 롯데는 그룹 쇄신을 위해 그룹 전체 임원의 규모를 소폭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여성 신임 임원 3명을 늘리는 등 여성임원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인사에서 진은선 롯데칠성음료 디자인센터장, 조수경 롯데슈퍼 온라인사업부문장, 유혜승 롯데홈쇼핑 OneTV부문장, 강수경 롯데첨단소재 선행디자인부문장이 승진했으며 양수경 대홍기획㈜ 전략솔루션1팀장, 장여진 ㈜호텔롯데 마케팅부문장, 박미숙 롯데월드 서울스카이 운영팀장이 여성임원으로 신임됐다.

글로벌 임원 확대 기조도 이어졌다. 롯데제과는 현지법인의 수익성 개선과 시장점유율 1위 수성에 기여한 카자흐스탄 라하트(Rakhat) 법인의 콘스탄틴 페도레츠 (Konstantin Fedorets) 법인장과 인도 하브모아 (Havmor) 법인의 아닌디야 두타 (Anindya Dutta) 법인장을 임원으로 신임했다.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의 휴메이르 이잣(Humair Ijaz) 법인장도 실적개선의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보B에서 상무보A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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