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우리금융, 국제자산신탁 연내 편입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12.1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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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전날 정례회의서 '자회사 편입' 승인…'손태승표 M&A' 내년엔 '실탄' 확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우리금융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의 국제자산신탁 인수 작업이 최종 관문을 넘었다. 지주사 첫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또 하나의 비은행 자회사 편입이 확정됐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자회사였던 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을 지주사 아래 둔 데 이어 운용사 두 곳과 신탁사까지 지주사 첫해 5개 자회사를 편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지주의 국제자산신탁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7월 국제자산신탁 대주주 유재은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65.8%를 인수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지분 44.5%(의결권 58.6%)를 먼저 취득한 뒤, 일정 기간을 두고 나머지 21.3%(의결권 28.0%)를 추가로 취득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대주주 지분을 취득하는 시점에 우리은행이 가진 국제자산신탁 지분 6.5%(의결권 8.6%)까지 지주사가 매입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금융위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전제조건으로 둔 탓에 최종 거래 성사도 수개월째 미뤄져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결정이 나온 만큼, 연내 최종 대금 납입을 통한 지분 거래까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자산신탁은 2007년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해 지난해 수탁액 23조6000억원, 당기순이익 315억원을 기록한 회사다.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이 강점이며, 최근 대리사무 등 부동산개발 부수 업무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성장성과 수익성은 물론 다른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업무 확장성 등이 좋아 부동산금융 핵심 자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우리금융의 평가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첫해 만에 공격적인 M&A(인수·합병) 행보를 과시하며, 총 5개사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할 전망이다. 9월 기존에 손자회사였던 우리카드·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이 과정에서 불거진 지주사 주식의 오버행(대량 대기물량) 우려도 대만 푸본금융그룹 등 글로벌 장기투자자를 유치하며 깨끗이 해소했다. 지난 8월에는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 이달 6일에는 우리글로벌자산운용(옛 ABL글로벌자산운용)의 자회사 편입도 차례로 마무리했다.

이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선택적 M&A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손 회장은 올해 초 지주사 전환 직후 "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매물부터 인수하겠다"고 밝혔으며, 구상을 현실화했다. 내년 초에는 사모펀드(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인수한 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그룹 편입 절차에 나선다.


내년부터는 대형 M&A로 덩치를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자산 위험도 평가방식에 '내부등급법'을 활용할 수 있어 충분한 M&A '실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보험사 등 대형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우리금융이 '단골 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당장 지분 20%를 확보한 롯데카드를 품을 수도 있다. 아주캐피탈 거래와 달리 우선매수청구권은 없지만 MBK파트너스와 짝을 이뤄 인수에 성공했던 만큼 파트너십을 다시 한 번 발휘하면 새로운 주인이 되는 건 어렵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손 회장이 '실속형' M&A로 성과를 본 만큼, 주머니가 넉넉해진 새해에는 대형 인수전에도 나설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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