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 사진제공=한국가스안전공사
지난 11일 찾은 강원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안센터)'. '안전주의' 문구가 쓰여진 육중한 건물 문을 열고 들어가 지하 1m 아래를 내려다보자 덩그러니 놓인 검은색 원통형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철썩철썩' 바닷가에서 들릴 만한 규칙적인 파도 소리가 끊임 없이 귀를 때렸다. 가압펌프가 물의 압력을 순간적으로 끌어올리는 소리다.
11일 강원 영월군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 설치된 수소 내압방폭 시험환경 챔버. / 사진제공=한국가스안전공사
11일 강원 영월군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관계자가 안전밸브에 대한 질소 가압 시험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가스안전공사
11일 강원 영월군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파열시험 시설 천장에 폭발 과정에서 날아갔던 파편이 그대로 꽂혀 있다. / 사진제공=한국가스안전공사
파열시험의 경우 2000바까지 압력을 끌어올린 물을 계속 주입해 용기가 어느 시점까지 버티는 지를 확인한다. 압력을 버티지 못하는 시점이 오면 용기가 폭발적으로 터지는 위험성 때문에 전용 장비와 시설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시험이다. 실제 파열시험 시설 천장에는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폭발 과정에서 날아간 파편이 그대로 꽂혀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에 하나의 수소 저장용기 모델에 대한 시험을 마치는 데에는 꼬박 1년이 걸린다.
강원 영월군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화재시험 관련 버너 성능시험이 진행돼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가스안전공사
화재시험 직후 정리 중인 상황이라 내부 진입은 불가능했지만, 이곳에서 이뤄진 시험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수소차용 저장용기에 불을 붙이자 내부 압력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서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약 5분 후 노란 불꽃이 천장을 향해 뿜어져 나오며 압력은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다. 안전밸브(PRD)가 작동해 내부에 있는 수소를 밖으로 내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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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폭발사고를 막으려면 이처럼 안전밸브가 성공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연소시험동 앞에는 타버린 LPG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차는 새까맣게 탔지만 형체는 그대로였다. 화재시험 중 안전밸브가 제대로 작동해 폭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일 강원 영월군 영월군 주천면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연소시험동 앞에 타버린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이 세워져 있다. / 사진제공=한국가스안전공사
지난 5월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이후 수소차나 수소충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어났다. 하지만 에안센터 관계자들은 "폭발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없다"고 설명한다. 조 과장은 "인증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의미"라며 "1년에 걸쳐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정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가스안전공사는 앞으로 수소경제 시대로 나아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추가 설비 구축 등 적극적인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향후 차량을 넘어 선박, 철도, 드론 등 모든 운송분야에 수소가 쓰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홍철 에안센터 센터장은 "향후 수소 활용이 늘어나면 안전 관리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수소산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에안센터가 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