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돌 꺾은 이세돌, 메인스폰서 바디프랜드 '호호'

"경기 전 10분 사용, 좋은 결과가 나온 듯"

이세돌 9단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쎈돌' 이세돌 9단이 AI(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의 은퇴 기념 대국 1국에서 승리를 따냈다. 메인스폰서인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18일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대 한돌' 대국에서 이 9단은 92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승부는 의외로 일찍 갈렸다. 중계진에 따르면 중앙 싸움에서 한돌이 실수를 하면서 이 9단의 흑 78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중앙 백 3점을 내준 한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승부를 포기했다.

이 9단은 대국에 앞서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에서 브레인마사지를 받고 경기에 임했다. 바디프랜드가 메인스폰서로 나서면서 안마의자의 주요 기능인 브레인마시지를 내세운 것이다. 바둑이 마인드 스포츠라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브레인마사지는 안마의자 마사지 프로그램으로 목 뒤의 근육을 마사지하고 헤드 부분의 스피커를 통해 힐링음악과 함께 뇌파를 자극하는 전파를 공급한다. 뇌 피로 해소와 정신력,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9단은 "경기 전 10분 정도 사용했는데,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집에서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자 회견장은 폭소가 터졌다.


이 9단이 대국에 앞서 사용한 제품은 바디프랜드 베스트셀러 제품인 파라오S2다. 이날 이 9단이 승리하면서 브레인마사지의 기능을 간접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송승호 바디프랜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대국이 끝난 뒤에도 이 9단은 브레인마사지를 받으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3국 모두 이런 스케줄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1국에서 패한 NHN 한돌은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쌓아온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이다. 2017년 12월 1.0 버전을 출시한 이래 지난해 12월 2.0 버전으로 국내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 등 프로기사 톱5을 연파했다. 올해 8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이 9단과 이번에 대국하는 한돌은 최신 버전인 3.0이다. 2016년 이 9단이 대국한 알파고 리, 2017년 커제와 대결한 알파고 마스터보다 높은 기력이다. 프로기사가 기력을 측정할 때 쓰이는 'ELO레이팅' 기준 4500점을 넘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정상권인 신진서, 박정환, 커제 9단은 3600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날 대국에는 130여개 매체, 200여명의 스태프가 몰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대국이 이어지는 동안 공개해설실에 마련된 안마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는 취재진과 관계자의 모습은 여느 대국 중계 현장과 다른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