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캐릭터로 세계 진출…판교 창업존서 꿈 이뤘죠"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9.1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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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해피업 대표 창업존서 '꼬미와 베베' 애니 제작...동남아 진출, 美 출판사 투자유치 등 성과

김지영 해피업 대표./사진제공=해피업김지영 해피업 대표./사진제공=해피업


해피업(Happy Up). ‘행복한 세상’을 모토로 한 이 회사는 김지영 대표(사진)가 4년 전 설립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인기 애니메이션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에서 캐릭터프로듀서(PD)로 잘나가던 김 대표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창업을 결심한 것은 ‘누구나 보고 행복해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그 뜻을 회사명에도 고스란히 녹였다.

김 대표는 “뽀로로는 부모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항상 아쉬움을 느꼈다”며 “전세계적으로 유아물에 부모가 함께 이야기를 전개하는 애니메이션이 거의 없어 아이와 어른이 교감하는 따뜻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고 창업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렇게 창업 2년 만에 탄생한 것이 ‘꼬미와 베베’ 애니메이션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이 작품으로 EBS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공모전에 당선됐다. 내년 5월이면 EBS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주인공인 아기곰 ‘꼬미’와 아기 ‘베베’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우정을 그린 내용이다. 베베의 부모, 할머니와의 가족애도 담았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바라봤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국적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뽀로로를 통해 ‘K-캐릭터’의 해외진출 성공 가능성도 경험한 터였다. 김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공개되기도 전에 동남아시아 기업들과 캐릭터 IP(지식재산권) 계약하는데 성공한 것.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필리핀 백화점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꼬미와 베베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 뮤지컬을 공연한다.
"K캐릭터로 세계 진출…판교 창업존서 꿈 이뤘죠"
최근에는 미국 콘텐츠 출판사 라이언포지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라이언포지와 협업을 통해 ‘꼬미와 베베’ 캐릭터를 그림책으로 출판해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다른 새로운 캐릭터들도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은 콘텐츠 개발부터 배급, 홍보에 이르기까지 많은 자원과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2년 전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판교밸리 창업존’에 입주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대왕판교로에 위치한 판교밸리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분야의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년 전 설립했다. 입주기업은 연구·개발부터 투자유치, 해외진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입주 기회를 얻은 김 대표는 값싼 임대료로 비용절감 혜택을 봤다. 또 창업존 입주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3D제작보육실’에서 시제품을 무료로 디자인하고 설계할 수 있었다. 통번역도 지원받아 수출 기반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만 있으면 사업이 잘될 줄 알았다”며 “‘기술자’를 넘어 모든 것을 챙기는 ‘경영자’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재무, 법률상담 등의 교육뿐 아니라 기업설명회를 통한 투자기회와 글로벌 진출까지 창업존 한 공간에서 원스톱 지원을 받은 것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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