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드럭]'GMP 인증' 홍보하는 약, 뭐가 다르길래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12.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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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의약품품질관리기준, 미국=cGMP', 유럽 =EU GMP..."차이는 있어도 ‘우열’은 없어"

cGMP, EU GMP 인증을 받은 셀트리온 2공장 배양공정실 전경. /사진=셀트리온cGMP, EU GMP 인증을 받은 셀트리온 2공장 배양공정실 전경. /사진=셀트리온


국내 제약사들은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위해 각국의 우수 의약품품질관리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을 받는데 주력하고 있다.



GMP 인증을 받은 후에는 ‘cGMP급이다’ ‘EU GMP급이다’ 하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 각국 GMP 인증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길래 국내 제약사들이 이렇게 강조하는 걸까.

GMP는 우수한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의약품 원료의 구입부터 제조, 출하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한 기준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63년 GMP를 제정·공표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에서 GMP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각 국가의 규제기관 및 국제기구는 자체적으로 GMP 가이드라인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시 의약품 등록에 불이익을 준다. 우리나라도 1977년에 GMP를 도입했으며, 1995년에 의무화했다.

cGMP는 FDA가 인증하는 관리기준이다. cGMP에서 c는 ‘현재(current)’라는 뜻이다. 현재의 기술이 발전할수록 규제 수준도 높이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FDA가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품질관리 및 위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취지로 2002년 새롭게 만들었다.

유럽 의약품청(EMA)도 유럽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제약사의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EU GMP 인증을 부여한다. 제약사가 FDA나 EMA에 신청을 하면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실사를 진행하고, 인증을 내주는 방식이다. 현재 cGMP, EU GMP 인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셀트리온 (183,800원 ▼400 -0.22%), 삼성바이오로직스 (833,000원 ▼3,000 -0.36%), 대웅제약 (122,100원 ▲600 +0.49%), 한미약품 (342,000원 ▼3,000 -0.87%)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cGMP 인증이 가장 높은 수준이고, 그 다음이 EU GMP, KGMP(한국 GMP) 순이라고 평가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각국의 GMP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는 있지만 우열은 없다.

실제 전문가들은 '큰 틀에서의 GMP 기준은 미국, 유럽, 한국 등 모두 비슷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역사적, 문화적 배경 차이에 따라 실사 기준과 판단이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FDA는 실사 과정에서 각 사안별 기록서, 보고서가 존재하는지, 내용은 맞게 작성됐는지, 기록된 내용대로 잘 지키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조사한다. 반면 유럽 조사관은 기록서, 보고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세세한 내용보다 현장 작업자들의 이해 정도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유럽과 미국도 상대방 GMP 실사가 더 까다롭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GMP 인증 간의 등급이 매겨지는 건 FDA가 전 세계 최고의 규제기관이기 때문이다. 향후 한국 의약품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인정받는 날이 온다면 KGMP가 새로운 기준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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