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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 마르세유, 리옹, 낭트 등 프랑스 전역에서 노동계 제3차 총파업 대회가 열렸다. 기차는 운행을 멈추고, 학교는 휴교했다. 에펠탑마저 문을 닫았고, 의료업계 종사자들이 나오면서 병원마저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NYT는 "지난해 노란조끼 시위 이후 가장 큰 프랑스 마비 사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출근 일수 등 노동자의 커리어 전체를 들여다보고 실제 기여도를 포인트화해 나중에 연금 지급액을 계산한다는 마크롱식 개혁안에 노동자들은 연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고, 현재와 같은 금액을 받으려면 은퇴 시점이 훨씬 지연된다고 반발한다. 이 때문에 현재 파업은 공공기관 노조를 위주로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국영철도(SNCF) 기관사 평균 퇴직연령은 53.3세, 파리교통공단(RATP)나 전력공사(EDF)는 55.7세, 57.7세이다.
NYT는 공공기관 노조 뿐만 아니라 프랑스인 대부분이 현재 연금 제도에 만족해하고 있어 변화를 싫어한다고도 전했다.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프랑스는 유럽연합(EU)에서도 퇴직연금이 소득을 대체하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이 덕에 프랑스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이 유럽 최저치인 8% 수준에 불과하기도 하다. 연금액만으로도 많은 프랑스인들이 상대적으로 풍족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위에서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연금제도를 가지고 있으며, 전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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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리 오페라단처럼 극소수 노동자들만을 위한 연금부터 프랑스 은퇴자들의 80%를 차지하는 사기업 임직원 연금까지 규모가 다양한 데다가 연금 적립 방식, 관리주체 등도 제각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모자이크식 연금 시스템을 국가가 통합해 관리하면 효율성과 방만한 경영 등을 모두 막을 수 있다고 본다. NYT는 이직을 여러번하는 노동자들은 은퇴 후 다수의 연금제도로부터 돈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로운 노동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법적 퇴직 연령인 62세는 그대로 놔두되, 잠깐 일하고도 연금을 모두 챙겨가는 이들이 없도록, 포인트제도 변경과 함께 연금을 모두 수령할 수 있는 연령을 새롭게 정의하려고 한다. 사실상 64세까지 일해야 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필리페 프랑스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정부 계획에 대한 민주당과 노동계의 반대는 전적으로 정당하다"면서도 "정부와 여당, 그리고 나의 연금개혁에 대한 결의는 확고하다. 단일 연금체제 출범 필요성이 절대적"이라며 강행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