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한 뒤 옅은 미소를 띄며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2016.3.13/ 사진 = 뉴스1
이세돌 9단은 18일부터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대국에 나선다. 한돌은 NHN(한국 게임 서비스 회사)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 프로그램으로, 1999년부터 서비스해 온 '한게임 바둑'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꾸준히 기력을 발전시킨 한돌은 올해 1월 신민준 9단·박정환 9단 등 5명과 릴레이 대국을 펼쳐 전승을 거두기도 했으며, 8월에는 세계 AI바둑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이번 대국은 '치수고치기'로 진행된다. 치수고치기는 기력(棋歷·바둑 경력)이 차이나는 사람들이 대국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결과에 따라 치수(바둑을 두기 전 하급자가 바둑판에 먼저 까는 돌)를 조정하는 것이다. 최근 몇 달 새 실전경험이 부족한데다 12월 한국기원 바둑랭킹이 10위권 밖으로 떨어진 이세돌 9단의 상황을 감안해 한돌은 이세돌에게 두 점을 먼저 놓게 한다. 대국 종료 후 먼저 돌을 놓는 사람(한돌)에게 공제하는 7집 반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은 "두 점이 아니라 한 점 반을 까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세돌이 13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2018 해비치 이세돌 대 커제 바둑대국'에서 우승을 한 후 총평을 하고 있다.2018.1.13/ 사진 = 뉴스1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상대로도 난전 중심의 공격적 기풍을 고수해 온 이세돌 9단이, 알파고 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한돌을 상대로도 기풍을 이어갈지도 관심거리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결 당시 공세적으로 알파고를 공략했던 이세돌 9단은 1~3국을 내리 패했지만, 4국에서는 신중하고 수비적인 기풍으로 바뀐 뒤 역습을 노리는 기풍으로 변화해 유일한 '인간 1승'을 따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