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퀸 시대'…흑인 여성, 세계 5대 미인대회 싹쓸이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2.17 16:04
글자크기
지난 14일 영국 런던 엑셀 센터에서 열린 '2019 미스 월드' 우승자 토니 안 싱. /사진=AFP지난 14일 영국 런던 엑셀 센터에서 열린 '2019 미스 월드' 우승자 토니 안 싱. /사진=AFP


자메이카 출신 여성이 미스 월드에 등극하며 올해 주요 미인대회 5개를 흑인 여성이 모두 석권하게 됐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CNN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69회 미스 월드 대회에서 토니 안 싱이 '2019 미스 월드'로 선정됐다.

싱은 3주간 열린 미스 월드 결승전에서 130명의 경쟁자를 뚫고 우승자로 뽑혔다. 1959년 미스 월드에 처음 대표를 보낸 자메이카는 이번을 포함해 4번째(1963년·1976년·1993년·2019년) 우승자를 거두게 됐다. 싱의 뒤를 이어 미스 프랑스와 미스 인도가 2,3위를 차지했다.



자메이카 세인트 토마스 모란트 출신으로 올해 23세인 싱은 플로리다주립대에서 심리학·여성학을 전공했다. 그는 현재 한 해 휴학하고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싱은 "이 모든 것이 현실 같지가 않다"며 "이렇게 내 나라를 대표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19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 조지비니 툰지. /사진=AFP'2019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 조지비니 툰지. /사진=AFP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미국 3대 미인대회를 포함한 5개 미인대회 우승을 모두 흑인 여성이 차지하게 됐다. 지난주 열린 미스 유니버스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인 조지비니 툰지가 왕좌를 거머쥐었다. 지난 5월 '2019 미스 USA' 선발대회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체슬리 크리스트가, 4월 '미스 틴 USA'에서는 칼리 개리스가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9월 열린 '2019 미스 아메리카'에서는 뉴욕 출신의 니아 프랭클린이 선정됐다.



NYT는 "이들의 우승은 미인대회가 밝은색 피부·긴 생머리와 같이 백인 여성의 전형적인 특징만 강조하던 이전보다 많이 발전돼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발전은 '흑인다움(blackness)'을 미의 기준으로 거의 삼지 않는 전 세계 공동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미인대회는 초창기인 1920~50년대까지만 해도 유색인종 여성은 대회 참가가 금지됐으나, 1977년 자넬 커미션이 최초 흑인 미스 유니버스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1983년 미스 아메리카, 1990년 미스 USA에서 흑인 수상자가 탄생하며 흑인 여성의 비중은 점점 늘어났다.

놀리웨 룩스 코넬대학교 아프리카학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인 대회 우승자가 모두 흑인 여성이라는 점은 대중에게 검은 피부가 친숙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 5명 수상자의 직업적 배경과 경험이 다양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스 유니버스 우승자 툰지는 반(反)성폭력 운동가로 활동 중이고, 미스 USA의 크리스트는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지닌 변호사다. 미스 틴 USA의 개리스는 장애인을 위한 교육 단체를 설립했고, 미스 아메리카의 프랭클린은 음악 관련 비영리단체에서 근무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