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열풍 이끈 'IP 파워' 뭐길래…게임사도 눈독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19.12.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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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자체 IP 위력 극대화 전념…리니지·바람의나라 등 대표 IP 활용

펭수.펭수.


'원 소스 멀티 유즈'.

펭수 열풍이다. '이육대'(EBS 아육대)를 계기로 슈퍼스타가 된 펭수는 유튜브채널 '자이언트펭TV'로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 수만 137만명. 펭수 다이어리, 이모티콘 등 굿즈의 판매량도 엄청나다. 라디오, TV, 광고, 각종 행사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진다. 단독 화보 촬영에 연말 방송연예대상 시상자로도 선다. 최근 한 조사에선 펭수가 월드스타 BTS를 제치고 '올해의 인물'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펭수는 지상파 방송사 EBS가 만든 캐릭터다. 하지만 EBS 방송을 넘어 다른 플랫폼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펭수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지상파 방송에서만 활용했다면, 펭수 열풍은 없었을지 모른다. 한 소스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하는 '원소스 멀티 유즈' 전략이 펭수를 통해 빛을 발한 셈이다. IP의 위력이다.



자체 IP 활용 극대화…적은 리스크에 안정적 수익
IP는 펭수같은 캐릭터 IP 뿐 아니라 파생 게임 확산을 통해서도 힘이 입증되고 있다. 최근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소위 '3N'을 비롯한 다수의 게임사들은 자사 인기작의 IP 활용에 여념이 없다. 자채 IP 기반 게임은 리스크가 적은데다, 성공시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반영돼서다. 실적 개선을 위해 이보다 더 안정된 선택은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리니지 IP의 위력을 극대화 중인 엔씨소프트. 지난달 27일 출시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M'은 IP 활용의 본보기다. 출시 나흘만에 2년 넘게 매출 1위를 유지하던 '리니지M'을 2위로 끌어내리며 리니지 천하를 확인시켰다. 리니지 파생작들이 1, 2위를 차지하면서 "게임은 리니지와 非리니지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왔다.



리니지는 국내 게임 역사에 큰 줄기다.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를 앞당겼고, 현재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평가받고 있다. 리니지는 2007년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2013년에는 2조원, 2016년에는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넥슨의 '바람의나라:연'넥슨의 '바람의나라:연'
넥슨 역시'바람의나라', '테일즈위버M' 등 간판 IP를 활용한 신작 '바람의나라:연'과 '카운터사이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력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로 쏠린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바람의나라:연'은 넥슨의 대표 PC MMORPG '바람의나라' IP를 기반으로 원작 특유의 조작감과 특색을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게 제작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11일부터 16일까지 6일간 최종 CBT를 진행했다. 지난 여름 아쉬움을 남겼던 1차 CBT와 달리 이용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원작 '바람의나라'는 1996년 출시된 국내 1세대 PC온라인 게임이다. 2011년 국내 온라인 게임 최초로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2016년엔 누적 가입자 수가 2300만명을 돌파했다. 이외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최근 글로벌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 게임 역시 15년 동안 아시아권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카트라이더'의 IP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대표 IP 활용한 파생작 쏟아져…흥행 기대감 높아
넷마블도 간판 게임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세븐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준비 중이다. 초대형 모바일 MMORPG로 개발 초기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븐나이츠2'는 하나의 영웅만을 집중해 키우는 기존 MMORPG와 달리, 다양한 영웅을 수집해 그룹 전투를 하는 차별화된 게임 방식이 특징이다.

'검은사막모바일'은 펄어비스의 대표 PC MMORPG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이 게임은 11일(북미시간) 영어를 비롯한 7개 언어로 150여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나흘만인 14일 북미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다. 이후 구글∙애플 양대 마켓 RPG 부문 인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컴투스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서머너즈 워'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IP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머너즈 워' IP를 기반으로 소설, 코믹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작 게임으로는 대작 '서머너즈 워 MMORPG(가제)'와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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