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바뀌면 광화문광장 또 바뀌냐”는 질문에 박원순의 답은?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12.1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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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대토론회에서 “누구도 이견 달지 못하는 100년, 1000년 가는 광장 만들겠다” 언급…시민들 교통 대안, 녹지 확충 등 건의 제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시장이 바뀌면 또 광화문광장 바꾼다고 하지 않겠냐”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2차 시민 대토론회’에선 이런 의구심을 품은 시민들이 있었다. 광장을 넓히고 역사를 복원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해도 리모델링 10년여 만에 다시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을 하는 게 맞냐는 문제의식에서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마무리 인사말에서 “시장이 바뀌어도 누구도 이 사업에 이견을 달지 못하도록, 적어도 100년, 1000년 가는 그런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번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지난 7일 1차 토론회에 이어 열린 2차 토론회에선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광화문광장의 구조와 교통’을 주제로 서울시 담당자와 시민단체 관계자의 발표가 진행됐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보행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 교통정책'이란 발제문을 통해 "뉴욕, 런던 등 선진국 주요 도시들은 보행으로 도시의 활력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며 "서울도 사람을 우선하는 보행중심도시로 바꿔나가야 하며 그 중심에 광화문광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심 내부로 불필요한 차량이 진입하지 않고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노선을 재편하겠다"며 "내년 1월부터 도심 내외부 및 남산연계, 남산순환 노선 버스 27대를 기존 요금의 반값으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과장은 또 도심 일대 대중교통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광화문 정차,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등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대표는 서울시의 GTX-A 노선 광화문 역사 추진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GTX-A 광화문 역사는 보행 중심을 잘못 이해한 잘못된 계획"이라며 "(광화문 역사를 만들면) 애초의 급행노선이라는 취지가 완행노선으로 변질되고, 도시 내 이동을 적정한 수준으로 줄이는 게 아니라 도심부로 사람을 모으는 결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도심 차량운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혼잡통행료 도입 △주말 광화문광장 전면 차량통제 △대중교통 이용요금 보조금 지급 △4대문 안 기로주차 금지 △광역버스 노선 변경 등을 제안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대토론회'에 참석자들이 숙의시간에 테이블별로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대토론회'에 참석자들이 숙의시간에 테이블별로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조성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성북구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시민이 직접 투표해서 결정하는 것도 괜찮다”고 했고, 금천구 주민 강모씨는 “교통 불편을 고려해 집회나 시위를 제대로 관리하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토론회 막바지인 서울시 정책 건의 시간에 “광장 내에 녹지 비중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한 시민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광화문광장에 공원적 요소에 대한 요구가 참 크다는 것을 알았다”며 향후 설계안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또 토론회에서 일부 시민들이 “서울시 정책 결정을 위한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렇지 않다, 경청과 소통에 관해서는 끝판왕이 되도록 서울시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공론화 과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거듭된 요구에 박 시장은 향후 설계안이 확정되면 추가 토론회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정책 방향성에 대해 호응도가 높았다. 토론회 중간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에서 광화문광장의 조성 비전으로 제시된 ‘시민중심 미래지향, 대한민국 대표공간’이란 표어에 대한 평가 문항에 응답자 88.8%가 '매우 공감' 또는 '공감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2차 토론회 참석률은 1차 토론회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서울시는 앞서 리서치기관에 의뢰해 이번 토론회 참석자 300명을 표본추출 방식으로 선정했는데 1차 토론회에는 280명, 2차 토론회에는 268명이 각각 참여했다.

애초 광장 조성에 우호적인 시민들만 참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서울시 관계자는 “공정성을 위해 토론회 참석자 표본 추출 과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처음엔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시민들도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점차 긍정적인 입장으로 바뀐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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