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에 기대감?…"애국테마 아닌 공매도 숏커버링"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12.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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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쌍방울 공매도 잔고 이달들어 급감…거래원도 공매도 많이 한 모건스탠리 등

삽화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삽화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모나미 (2,700원 ▲20 +0.75%)쌍방울 (269원 0.00%)에 한달여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반등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되는데 따른 수혜 기대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외국인의 공매도로 인한 숏커버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나미와 쌍방울에 최근 한달여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은 쌍방울을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17거래일 연속 매수해 308만여주를 사들였고, 모나미는 지난달 27일부터 177만여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모으는 기간 동안 쌍방울의 주가는 약 5%, 모나미는 약 8% 가량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을 반일 수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하고 있다. 모나미와 쌍방울은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일제 불매운동이 필기구와 의류, 속옷 등으로 확산하면서 국산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목받은 종목들이다.

두 회사는 3분기까지 불매운동으로 인한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쌍방울은 3분기 영업손실 46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영업이익 14억8000만원에서 적자전환했고 모나미도 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여전히 국내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쌍방울의 경쟁사로 꼽히는 유니클로의 경우 매출액 감소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두 회사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된데 대해 일각에서 불매운동 반사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공매도 숏커버링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공매도는 다른 곳에서 빌린 주식을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되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를 하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반드시 다시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데 이를 숏커버링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모나미의 공매도 잔고(공매도 한 이후 아직 숏커버 하지 않은 물량)은 8억원이었으나 지난 11일 1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쌍방울의 경우 55억원에서 37억원으로 감소했다.


거래원을 보면 공매도 숏커버링이라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는다. 최근들어 두 회사의 거래창구는 모건스탠리, SC증권이 주를 차지하고 있는데, 모나미의 공매도 상위보유자가 모건스탠리이고 쌍방울은 SC증권과 모건스탠리이다.

이들은 두 회사에 대한 공매도로 상당한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가 모나미 공매도 대량보유를 신고한 것은 9월 초인데 당시 주가는 5500원 수준이었다. 쌍방울의 경우 1300원 수준에서 대량의 공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을 따라서 두 회사를 매수했을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는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급격히 실적이 나아지기도 어려운 회사"라며 "테마주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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