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회사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이만우 회추위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확정된 선고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법정구속이 아니라면 ‘회장직 유지’에 방점을 뒀다. 법원판결을 예단할 수 없지만 법조계에선 조 회장의 법정구속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연임이 확정되면 인적구성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19일로 예정된 자경위로 쏠린다.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등을 추천하는 자경위는 조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올해말 임기가 끝나는 CEO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유동욱 신한DS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사장이다. 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은 내년 2월, 서현주 제주은행장과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은 각각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조 회장이 이번 자회사 CEO 인사를 어떻게 할지에 따라 향후 신한금융의 향후 전략과 방향성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추위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안정적인 경영권 행상의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그동안 끊임없는 조직 혁신을 강조해 왔으므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진행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회장 후보로 추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고객, 사회, 주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이 돼야겠다”고 말했다. 또 “환경이 복잡하지만 모든 부분에 개방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조직의 혁신을 통해 그룹을 경영하겠다”고도 했다.
인적 쇄신과 재판 구형과 선고 등의 과정에서 일정 정도의 잡음도 나올 수 있다. 예컨대 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선고를 받으면 자격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회추위원들이 이 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을 한 것이지만 감독당국이나 외부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위성호 전 행장을 비롯해 후보자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면접을 본 건 선고 이후의 2라운드까지 내다 본 행보로도 풀이된다. 이 위원장이 “직무대행 1순위가 비상임이사인 은행장”이라며 조 회장의 유고시 신한금융을 이끌 인물로 진 행장을 사실상 꼽은 것도 모든 경우의 수까지 헤아려야 했던 까닭이다.
물론 조 회장이 흔들리면 신한금융 전체가 혼돈의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감독당국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결국 일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전개됐을 때 조 회장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신한금융의 순항과 난항이 그의 역량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