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배민 라이더들' 요기요 피인수' 소식에 "당혹…고용불안"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방윤영 기자 2019.12.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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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배달천하]전속 2000명, 배민커넥트 6000여명, 최근 요기요 사측 라이더와 근로 분쟁

라이더유니온 / 사진=뉴시스라이더유니온 / 사진=뉴시스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계 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라이더(배달기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데다, 과거 요기오-라이더 간 분쟁이 재조명되면서 처우에도 악영향이 올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1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인수로 불안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영 합리성 등을 이유로 라이더 규모를 기존만큼 유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18일 배달 플랫폼 노동조합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시에서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받은 단체다. 현재 라이더 약 160명이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다.

이들의 불안 배경에는 인수 주체가 최근 라이더와 근로 분쟁을 벌인 '요기요'의 모회사라는 데 있다. 배달원들은 대부분 배달앱과 업무 위탁계약을 맺은 형태여서, 고용 형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소비자→배달앱→음식점→배달대행업→소비자' 구조로 배달이 되는데, 배달원 다수가 배달대행업 소속이다.

배민은 자체 제공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일부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반면 요기요는 대부분 업무 위탁계약 형태로 배달원을 고용하고 있다.
근로 분쟁 당시 요기요 라이더들은 요기요가 '위장도급' 형식으로 지휘 감독을 행사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요기요는 "개인사업자 계약"이라고 맞섰다. 최근 라이더들에 대한 보너스를 늘리며 인력을 늘린 배달의민족과 온도차가 크다. 이 때문에 요기요의 라이더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옮겨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전속 계약을 맺은 배민라이더스는 1500~2000명, 개인사업자 계약방식의 배민커넥트 라이더는 6000여명 수준이다.

라이더유니온 역시 조합 구성원에서도 배달의민족 소속이 가장 많다.

구 팀장은 "최근 배달의민족에서 보너스를 늘리며 라이더들이 많이 옮겨왔는데 이런 현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구 팀장은 "이번 인수 계약으로 라이더를 바로 자르지는 못하지만 단가를 줄이는 방식으로 스스로 떠나도록 만드는 현상이 벌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만간 배달의민족 측에 교섭을 요구하려 했다"며 "적극적으로 임할지 회피할지 태도로 향후 정책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DH는 우아한형제들 주식 중 투자사들이 보유한 8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총 4조7500억원으로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업계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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