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세우고 서주고…1800억대 국가백신 담합

뉴스1 제공 2019.12.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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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가 입찰공고보다 높은 금액 제시하는 식
"편의 봐달라" 현금·카드·리스차 등 3억대 뒷돈도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News1 박세연 기자지난달 1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의약품 도매업체들이 국가백신 입찰공모 과정에서 담합을 벌여 1800억대 납품사업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대상은 어린이·노인용 인플루엔자와 파상풍·B형간염·폐렴구균·일본뇌염 백신 등이었다.

13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도매업체 Y사 이모 대표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가백신 입찰에 공모하면서 담합을 벌여 총 1850억3745만원 상당의 백신입찰 공정을 해쳤다.



Y사는 2017년 7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백신 조달 계약 입찰이 공고되자 다른 도매업체 2곳을 들러리로 세워 2억8413만원짜리 사업을 따냈다. Y사는 백신 입찰공고에 나온 기초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다른 업체 곳은 각각 1.948%, 1.993%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Y사는 이같은 방법으로 2015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7회에 걸쳐 101억9688만원 상당을 납품했다. 담합 대상 백신은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폐렴구균·어린이 인플루엔자·B형간염·HiB 등이었다.



반대로 Y사가 들러리를 서서 다른 도매업체를 밀어준 일본뇌염·노인 인플루엔자·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등 백신 납품 사업 규모는 2015년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1748억4057만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한국백신 안모 마케팅 본부장에게 "거래처 지정과 단가 책정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하며 3억1902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안 본부장은 2013년 7월부터 지난 8월까지 Y사 외 다른 도매업체 2곳으로부터 현금과 카드, 리스 차량을 받는 식으로 3억8902만원의 뒷돈을 챙겼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 9일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증재 혐의로, 안 본부장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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