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투자 '3배 대박' 노리는 개미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2.11 16:20
글자크기
천연가스 투자 '3배 대박' 노리는 개미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주춤한 가운데 천연가스 관련 파생상품에 눈을 돌리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기초자산 수익률보다 2~3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역대급 저점을 기록 중인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겨울철을 앞두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박'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2~10일)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 376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6번째로 많은 개인 순매수 종목이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전산장(Glob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최근월물 수익률을 2배수로 추적하는 상장지수채권(ETN)이다. 오를 땐 2배만큼 오르지만 떨어질 때도 2배수로 떨어진다. 올들어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지속 중인 가운데 최근 한 달간 가격이 급락하면서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도 급격히 커졌다. 지난달 5일 1만1085원이던 해당 상품은 현재 6415원으로 반토막 났다.



수익률은 곤두박질 치고 있지만 개인은 오히려 이달 들어 적극 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 종목뿐 아니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천연가스 상품도 집중 매수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VelocityShares 3x Long Natural Gas ETN'(벨로시티셰어즈 3배 천연가스 ETN)을 117만달러(140억원) 어치 순매수 했는데,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 종목 중 두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S&P(스텐더드 앤 푸어스) GSCI(골드만삭스 원자재 가격지수) 천연가스 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은 레버리지 배수가 3배에 달한다. 기초지수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도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금이 몰리는 것은 앞으로 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천연가스 가격은 난방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에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데, 겨울 초입인 현재까지 역대급 저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그만큼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지난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전일 대비 1.97% 오른 1MMBtu당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고점(1월14일 3.591달러) 대비 36.6%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천연가스의 일시적 재고 부족으로 1MMBtu당 5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가격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겨울철 천연가스 가격 상승 현상이 올해도 되풀이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2016년5월 이후 3년 반동안 천연가스 가격이 2달러 밑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현재 가격을 바닥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미국의 셰일가스 공급이 늘고 올해 겨울철 기온이 평년 대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은 천연가스 가격에 악재로 작용한다. 그래도 글로벌 기후 협약으로 인한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현재 가격은 과도한 하락이라는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 날씨 예보가 미국 천연가스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난방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계절적 성수기 하에서 천연가스 선물시장의 과매도와 저가매력을 고려할때 숏커버링(매도 청산) 및 저가 매수세 유입 시 가격 상승 여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2개월 전망 천연가스 가격은 1MMBtu당 2~3달러 선으로 제시됐다. 현재 가격 대비 최대 30%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인데, 3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을 경우 90%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황 연구원은 "과도한 레버리지 보다는 천연가스 가격을 1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을 추천한다"며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추월하는 '콘탱고' 발생시 롤오버(만기가 다 된 선물을 만기가 남은 선물로 교체하는 것) 비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