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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민식이법' 규정속도 지켜도 사고나면 '징역형'…가짜뉴스?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19.12.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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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법전문가들 "보호구역 사고나도 규정속도 지키면 처벌 안 받는다는 게 오히려 가짜뉴스"

 2019년 11월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고 김태호, 김민식, 이해인 양의 부모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2019년 11월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인 고 김태호, 김민식, 이해인 양의 부모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약 3개월 뒤부터 시행될 '민식이법'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내 어린이 사망 교통사고시 운전자가 최소 3년이상 징역형에 처하게 되는지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식이법'이란 별칭으로 개정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내에 신설된 해당 조항과 이에 대한 법률가들의 해석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내 어린이 사망 교통사고시 운전자는 최소 3년이상 징역형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관련 뉴스, 특히 팩트체크형 기사들도 '잘못된' 정보를 쏟아내고 있어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규정속도 지키면 처벌 안 받는다?…'가짜뉴스!'

대표적으로 잘못된 정보나 뉴스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규정속도 시속 30킬로미터 이내로 주행하면 어린이(13세미만)사망 교통사고가 나도 민식이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는 법해석을 잘못한 것이다.

민식이법에 따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신설된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에는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로 돼 있다.

이를 풀어서 쓰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인) 규정 속도 시속 30킬로미터(학교 앞 도로 폭에 따라 지자체에서 40킬로미터 혹은 50킬로미터로 지정가능)를 준수하지 않거나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할 의무(전방 주시 의무 등)를 위반해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어린이를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가중처벌하겠다는 내용이다.

처벌의 정도는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졌다.

입법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인명사고가 나도 규정속도를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면 민식이법 처벌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궤변이나 가짜뉴스에 가깝다"며 "모든 교통사고에선 일반적으로 운전자 과실이 조금이라도 인정되기 때문에 어린이 보호구역서 사고가 나면 거의 운전자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돼 민식이법 적용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12월10일 본회의를 통과해 약 3개월 뒤 시행예정인 '민식이법'.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규정속도 이내라도 '운전자 과실'이 인정돼 예외없이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게 법전문가들의 평가다. 국회에서 12월10일 본회의를 통과해 약 3개월 뒤 시행예정인 '민식이법'.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규정속도 이내라도 '운전자 과실'이 인정돼 예외없이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게 법전문가들의 평가다.
◇'12대 중과실'인 경우에만 처벌?…강훈식 최초 발의안에 의한 오해!

일각에선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안전수칙을 위반해 12대 중과실에 포함됐을 경우에만 형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민식이법은 12대 중과실(중앙선 침범이나 음주운전 등)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법조문에 '업무상 과실'이 포함돼 있어, (운전업에 종사하지 않는)일반적인 운전자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고 사고를 낸 '단순 과실'이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

'12대 중과실'에만 해당된다는 잘못된 해석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냈던 최초 발의안에서 비롯됐다. 강훈식 의원안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12대 중과실)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개정안이 들어 있었다. '12대 중과실에만 해당된다'는 잘못된 정보의 출처다.

그런데 강훈식 의원안은 11월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안과 함께 절충돼 법사위 수정대안에 반영돼 폐기됐다. 애초에 강훈식 의원안은 '어린이 교통사고 가중처벌'도 들어 있었지만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가중처벌'도 함께 포함한 내용이었다. 여기에서 오해가 빚어졌다.

11월29일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들이 법무부 의견을 반영해 만든 수정대안은 이날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됐던 강훈식·이명수 제출안을 대신해 즉석에서 통과됐다. '민식이법'이 이미 일부 종편에 소개되고, MBC를 통해 방영된 문재인 대통령의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서도 대표 사연으로 민식이 부모가 출연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27만명이 동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표적 '민생법안'이란 이름으로 여야 이견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나마 검사출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통사고범에게 주로 적용되는 '금고형'으로 하지 않고 '징역형'으로 정한 이유를 김오수 법무차관(장관대행)에게 묻는 정도가 대체토론의 전부였다.

10월11일 발의된 강훈식 의원안과 10월15일 발의된 이명수 의원안. 11월29일 국회 법사위 수정대안에선 강훈식 의원안에서 '12대 중과실(교통사고 특례법 제3조의제2항)'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이 빠졌다. 본회의를 통과한 '민식이법' 수정대안은 '12대 중과실'과 무관하고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인명사고에 대해 '중과실'이 없이 '단순 과실'만 있어도 적용된다.10월11일 발의된 강훈식 의원안과 10월15일 발의된 이명수 의원안. 11월29일 국회 법사위 수정대안에선 강훈식 의원안에서 '12대 중과실(교통사고 특례법 제3조의제2항)'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이 빠졌다. 본회의를 통과한 '민식이법' 수정대안은 '12대 중과실'과 무관하고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인명사고에 대해 '중과실'이 없이 '단순 과실'만 있어도 적용된다.




◇국회내 숙의없이 한 차례 전체회의서 바로 통과…'졸속 포퓰리즘'

결국 '민식이법'은 10월 중순 강훈식·이명수 의원에 의해 개별 발의된 지 두 달도 채 안된 12월10일, 두 의원이 제시한 형량(어린이 사망시 징역형 3년 이상)이 그대로 반영돼 통과됐다.

입법전문가인 변호사는 "엄벌 기조로 법을 개정하려면 전체적인 양형체계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데 감정적 여론과 표를 의식한 국회가 졸속 입법한 경향이 있다"며 "민식이법 시행 후 징역형 처벌을 받게 될 누군가가 형평성을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앞을 시속 약 23킬로미터로 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민식이(당시 만 9세)를 쳐 사망케 한 민식이 사고 가해자 역시 가중처벌에 해당돼 징역 3년형 이상에 처해질 수 있다.

시속 30킬로미터 이내라는 속도 규정을 지켰더라도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전문가들은 실제 대부분의 교통사고에서 운전자에 대해 '0%의 과실비율'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 입장에선 큰 잘못이 없다고 해도 특히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엔 전방주시 태만이나 충돌 후 브레이크 조작 미숙 등 운전자 과실이 인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다한 형량, 법 형평성에 안 맞아"

△사망사고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량이 다른 범죄와 비교시 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법률전문가는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5년 이상이고 과실치사죄가 2년 이하의 금고인 점을 고려하면 무기 또는 3년이상이라는 형량은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형사법전문 변호사도 "민식이법은 법률의 균형에 반하고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은 강도죄보다 강한 형량으로 형벌의 비례성 원칙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보호라는 방향성은 맞지만 이러한 엄벌로 개선이 가능한 지는 의문이고 지나친 엄벌주의로 오히려 규범의 현실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보좌관 출신 법률전문가도 "3200만명이 운전면허를 갖고 있고 2300만대가 넘는 등록차량이 있는 현실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형사법을 여론에 밀려 쉽게 입법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행이후 어린이 보호구역내 운행이 많은 교사나 학부형이 민식이법에 의한 가중된 형사처벌의 첫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단 점도 생각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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