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2020 예산안을 가결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10일 저녁 문 의장이 본회의를 열어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 대안신당)협의체'에서 내놓은 예산안을 상정하자 자유한국당은 일제히 "아들 공천" "공천 세습" "공천 대가"등의 구호를 외치며 맹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은 문 의장이 자신의 아들 공천을 위해 무리한 예산 수정안 상정을 진행했다며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과도한 충성심의 표현"이라고 항의했다.
이번 예산 수정안 통과 과정서 문 의장은 안건 통과를 지연시키기 위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지연행위)'를 막기 위해 한국당과 수 차례 충돌했다. 한국당의 조경태 최고위원(51)이 발언석에 서 20분 가량 발언을 하지 않자 문 의장은 "토론 종결을 선언하겠다"고 의사봉을 두드렸으며, 이후 4+1협의체가 제출한 수정안에 대해 표결에 부친 다음 찬성 156표로 5분 안에 예산안을 가결했다.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 예산안 통과 반대를 외치며 문희상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문씨는 상임부위원장 임명 이후 지난 4월 여·야의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 때부터 야권에 의해 '세습 논란'이 제기돼 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를 두고 지난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문 의장이 (패스트트랙)강행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아 지역구 세습을 보장받기 위해 문재인 정권의 시녀를 자처하려는 것인가"라며 비난한 바 있다.
이날 예산 수정안이 통과된 이후 문 의장은 몸상태가 악화돼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원래대로라면 예산 수정안이 의결된 후에는 부수 법안을 심의해야 했지만, 회의 진행을 계속하지 못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의 '아들 맹공'에 쇼크를 받아 건강 이상을 느꼈다는 전언도 있다. 소식을 전해들은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이) 몸이 불편하다면서 화장실에 가겠다더니 그 사이에 (주승용 국회부의장에게)사회권을 넘겼다. 국회의장의 '칭병(稱病·병을 핑계 삼음) 꼼수'는 전 국민이 혀를 찰 일"이라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