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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보청기 급여제 개선이 필요한 이유

머니투데이 윤 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2019.12.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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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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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2015년 11월 청각장애인에 대한 보청기 급여액을 34만원에서 131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그 결과 2018년 보청기 급여 건수와 액수는 2014년에 비해 각각 4.3배, 18.3배로 대폭 증가했다.

급여액 인상으로 청각장애인의 보청기 구매비용 부담이 덜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만큼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지, 난청해소에 도움을 받으며 만족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보청기 급여액 인상 후 판매업자들이 30만∼50만원대의 저가 보청기 가격을 131만원으로 올려 차액을 챙겼다거나,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도는 일명 ‘떴다방’식 방문 판매업까지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 감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청기 급여액 인상 후 301개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이 생산단가 변동 없이 55%나 인상됐다. 결국 급여액 인상 혜택이 상당 부분 청각장애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보청기는 고가 제품임에도 성능 및 품질에 대한 정보제공이 미흡한, 소위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의료기기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청각장애인 5명 중 4명은 60세 이상의 고령자다. 이들은 보청기 구입과 관련해 본인의 판단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보다는 주변의 권유나 소개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보청기 가격의 적정성 및 시장에서의 공정한 가격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보청기 급여액 인상 후 보급률 증가와 함께 소비자상담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보청기 상담은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681건으로 전체 의료기기 상담의 19.1%를 차지했다. 주된 사유는 보청기 제품 및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과 계약 및 위약금 관련 문의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청기는 구입한 이후에 지속적인 제품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적합관리(Fitting)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엔 보청기 사용을 포기해 ‘장롱보청기’ 로 전락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구매 계약 시 적합관리 서비스 내용 및 제공 등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표준계약서가 사용돼야 한다. 나아가 적절한 사후관리 제공을 통해 실제 청력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궁극적으로는 보청기 급여액 지원이 청각장애인의 사회활동 참여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청회를 열고 보청기 급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의 주된 내용을 보면, 보청기 제품 평가 및 가격고시, 급여비용 지급 방식 개선, 보청기 판매업소 등록기준 강화, 표준계약서 작성 등으로 상당히 소비자 지향적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장애인 보청기 급여제도 개선안에 대해 이해관계자 간의 이견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 등으로 지원하고 있는 보청기가 청각장애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국민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개선안을 바탕으로 보청기를 사용해야하는 모든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양질의 보청기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고 착용 후 사후서비스를 적절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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