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제 '흔들'…文정부서 완료될까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9.12.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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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에서 과로 공화국 탈피를 목표로 도입한 주 52시간제가 흔들리고 있다. 현재 방향대로라면 대기업, 중소기업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 주 52시간제를 실시해야 하는 영세 기업도 시행 유예가 불가피하다.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감안하면 문재인정부가 임기 내에 주 52시간제를 완료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주 52시간제는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내년 50~299인 사업장, 2021년 7월 5~49인 사업장에 적용된다. 정부는 기업의 준비 부족을 이유로 300인 이상 사업장, 50~299인 사업장에 계도기간을 각각 최대 9개월, 1년 부여했다. 계도기간은 사실상 주 52시간제 시행을 늦추는 효과를 낸다.





계도기간 부여, 정부 '고육지책'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50인~299인 기업의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50인~299인 기업의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계도기간 부여는 정부로선 고육지책이다. 정부는 그동안 50~299인 사업장 계도기간 부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탄력근로제(탄근제) 단위기간 확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필요성만 강조했다. 탄근제 최대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면 기업 대부분이 주 52시간제를 지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탄근제는 일이 몰릴 때 오래 일하는 대신 다른 날 적게 근무해 법정근로시간(40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기업은 바쁜 시기에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돼 있어 논의는 21대 국회로 넘어갈 수도 있다. 중소기업의 주 52시간제 준비 상황도 뚜껑을 열어보니 턱없이 미진했다. 정부가 국회 논의만 1년 가까이 바라보다 중소기업의 실상을 파악하곤 사실상의 유예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정권 바뀌면 5~49인 52시간제 더 늦춰질 수도


문제는 계도기간이 습관처럼 부여되고 있는 점이다. 이재갑 장관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50~299인 기업은 대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계도기간을 더 부여했다"고 발언했는데 이 논리대로라면 5~49인 사업장의 계도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이어야 한다. 아울러 탄근제 법안이 국회에서 늦게 처리될수록 5~49인 사업장에 계도기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정부가 5~49인 사업장에 계도기간을 1년 부여한다면 영세 기업은 주 52시간제를 사실상 다음 정권인 2022년 7월부터 시행하게 된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 52시간제 단계적 도입을 결정한 것은 기업 규모별로 준비에 필요한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었는데, 계도기간을 또 부여하는 건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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