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한복을 차려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집에서 보양식을 먹은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한국 대표 음식들이 잘못 번역된 사례들이다. 비빔밥을 필두로 한 K푸드 인기로 한식여행을 계획하는 외래관광객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방문하는 국내 일부 식당에선 오역된 메뉴가 걸려 있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때가 많다. '한식의 세계화'가 국내 관광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에서 이처럼 잘못 표기된 메뉴판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다.
11일 한국관광공사는 올바른 표기의 외국어 메뉴판 보급 확대를 위해 외국어 메뉴판 제작 사이트 '푸드트립 인 코리아'를 개편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기존 여행정보 사이트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외국어 메뉴판 제작 서비스 메뉴를 통해 음식 표기법을 안내해 왔다. 하지만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여행 편의를 위한 정보에 중점을 둔 웹사이트라는 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이용 수요가 낮아 사업 취지인 정확하게 표기된 메뉴판 보급에 한계가 있었다. 또 모바일 이용도 불편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 제고도 어려웠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특히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국적도 다양해지면서 관광당국은 올바른 메뉴판 보급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 명을 기록한 2016년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K푸드 등 한식의 인기가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지난해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2명 중 1명(57.9%)이 방한 고려 요인으로 '음식 탐방'을 꼽았다.
관광공사는 이번 외국어 메뉴판 제작 사이트를 적극 홍보해 식당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메뉴를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신규 가입자(선착순 300개 외식업소)를 대상으로 실물 메뉴판 제공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SBS의 신규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을 통해 지난 5일 외국어 메뉴판 제작 과정을 소개했는데, 12일에도 한 차례 방송을 더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그 동안 메뉴판 제작 서비스가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일부 기능에 국한돼 사업자나 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이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이번 사이트 개편을 통해 올바른 메뉴명이 표기된 외국어 메뉴판 보급을 확대, 국내 음식관광 편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