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반이면 사무실에서 나가라"…PC 강제로 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12.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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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화학 업종에도 'PC 오프제' 확산…52시간 근무 영향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에너지·중공업 업계에도 'PC 오프(off)제'가 널리 퍼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올해 본격화한 영향이다.



PC 오프제는 지정된 퇴근 시간이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이다. 한 화학기업 근무자는 "주 52시간 시행을 위해 PC 오프제만큼 강력한 것이 없다"며 "상사와 동료 눈치보는 일 없이 정시에 퇴근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5시30분 정시 퇴근 늘어났다
10일 각 기업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 중에선 한화케미칼 (27,650원 ▲550 +2.03%)이 최근 PC 오프제를 시작했다. 5시30분이 되면 자동 PC가 꺼져서 따로 연장근무를 신청하지 않는 이상 일할 수 없다. 앞서 ㈜한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도 PC 오프제를 실시중이다.



SK그룹 계열사 중에선 SK이노베이션 (118,400원 ▼2,300 -1.91%)이 작년 6월부터 PC 오프제를 실시하고 있다. 오후 5시30분부터 30분 단위로 개인 PC 화면에 '6시 업무종료'를 알리는 알림이 뜬다. 정시퇴근 시간은 6시인데 6~7시 사이는 저녁시간으로 간주해 PC를 강제적으로 종료하진 않는다, 하지만 7시에는 PC가 자동 종료된다.

롯데케미칼은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자율적으로 30분 단위로 출근시간을 정할 수 있다. 9시 출근자, 9시30분 출근자 모두 있는 셈이다. 퇴근 시간은 출근 이후 8시간 뒤로 정해진다. 특별히 연장근무를 신청하지 않는 이상 주 40시간 근무를 지킨다. 일 근무시간인 8시간이 지나면 PC가 자동으로 꺼진다.

코오롱그룹은 계열사중 코오롱글로벌이 PC 오프제를 실시, 6시20분에 전사 시스템을 종료한다.


자동 오프 안해도 5시30분 퇴근…은행, 조선업종도 PC 오프제
효성은 PC 오프제를 하지 않아도 오후 5시30분엔 모두 퇴근한다.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근무를 기본으로 하며 5시30분에 퇴근 안내방송이 나오면 저녁약속이 늦게 있는 직원을 제외하고 모두 퇴근한다. 효성 관계자는 "원래 퇴근이 5시30분이었는데 다들 지키지 않다가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실시되면서 5시30분에 퇴근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선 업종도 PC 오프제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공식 업무시간은 오전 8시~오후 5시이다. 작년 7월부터 정해진 PC 오프는 5시30분으로, 5시부터 10분 단위로 '업무 시간이 종료됩니다'는 메시지가 개인 PC에 팝업되고 3번째 메시지가 올라올때 바로 종료된다. 단 미진한 업무가 있을 경우는 퇴근시간 직전에 급하게 연장근로를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은행·금융권에선 PC 오프제가 이미 정착된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올 초부터 오후 6시10분이면 PC가 꺼진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부터 PC 오프제를 도입하고 주 40시간 근무를 권장해왔다. 오전 8시~오후 5시 근무를 기본으로 하고 퇴근시간 전에 '업무를 마무리할 시간이 됐다'는 공지문을 PC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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