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출간된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에세이집 제목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을 상징하는 수사(修辭)로 읽힌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들, 샐리리맨들에게도 유효한 글귀다.
해외 여행도 귀했던 시절 김 회장의 '세계 경영'은 미지에 영역에 대한 강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이 실제 가능하다는 것도 몸소 보여줬다.
김 회장이 지난 9일 영면하면서 "이봐, 해봤어?"라는 실존적 경영 철학을 남긴 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 '반도체 신화'의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함께 해방 이후 재계 거목 1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이미 그들의 유지를 이어받아 2000년대 초반 사업을 키워 온 재계 2세들도 여러 이유로 이미 경영 무대에서 퇴장하는 모습이다.
침체 늪에 빠진 한국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로 도전정신, 창의성, 혁신이 꼽힌다. 결국 강한 실행력으로 한국 경제의 기반을 닦은 재계 1~2세대 경영인들의 사례에서 쉽게 모범 답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 구태들은 과감히 리트머스지로 거르면 된다.
기업들이 보다 더 자유롭게 부딪혀 볼 수 있는 장을 펼쳐주는 건 오롯이 우리 정부와 사회의 몫이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과 같은 정치 공학이 개입된 꽉 막힌 규제로 미래를 막는다면 21세기판 정주영·이병철·김우중은 나오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