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시장 1~3위, 왜 에세이가 휩쓸었을까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12.1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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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올해 베스트셀러 집계해보니…'나'에 대한 관심 높고, 정서적 허기 느껴

종합 100위권 분야별 도서종수 분포. /그래픽제공=교보문고종합 100위권 분야별 도서종수 분포. /그래픽제공=교보문고


출판계에서도 ‘나’라는 화두는 대세였다. 교보문고가 올해 연간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 1위는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였고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과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고 뒤를 이었다.

1~3위 모두 에세이가 차지하면서 올해 출판계 키워드는 ‘오나나나’로 정리됐다. ‘오롯이 나를 향한,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삶’이라는 뜻의 줄임말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갈수록 개인이 초파편화한 페르소나를 지닌다”고 예측한 것처럼, 출판 시장에서도 ‘나’에 집중하는 현상이 판매로 이어진 것이다.

소설이 전형적인 타인의 이야기에 맞췄다면, 에세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장르다. 최근 이어지는 에세이 전성시대는 ‘나에 대한 관심의 증폭’을 반영하는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 9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수는 558만 3000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28.5%를 차지하고 있으며(2017년 기준) 2047년엔 37.3%로 가장 높은 가구유형을 이룰 전망이다.

특히 인간관계가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 형태에서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비대면적 방식으로 바뀌면서 정서적 교감의 부재에 따른 여파가 출판 시장에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나에 대한 관심 증가와 SNS로 채울 수 없는 정서적 허기를 채우기 위한 일환으로 에세이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다”며 “따뜻한 위로 한마디나 짧은 인생의 명언은 에세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야기여서 독자들이 자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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