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미 새로운 길…이달 하순 대화중단 선언할 것"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1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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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긴장 속 현상유지…극단적 선택 피하며 2021년 북미협상 '2라운드' 전망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하며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들을 4일 공개했다. 이번에는 부인 리설주(오른쪽) 여사도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백두산 등정 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인 청봉숙영지, 건창숙영지, 리명수구, 백두산밀영,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 등과 대홍단혁명전적지 등도 시찰했다고 전했다. 2019.12.04.[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하며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들을 4일 공개했다. 이번에는 부인 리설주(오른쪽) 여사도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백두산 등정 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인 청봉숙영지, 건창숙영지, 리명수구, 백두산밀영,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 등과 대홍단혁명전적지 등도 시찰했다고 전했다. 2019.12.04.


북한이 이미 새로운 길로 돌아섰으며 이달 하순 제5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미대화 중단을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북한도 이 새로운 길을 시한부로 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내년 북미관계 현상 유지기를 거쳐 2021년께 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정은 백두산 등정 부터 새로운 길로 터닝=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0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연 '한반도 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4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순간 부터 북미대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 같이 예상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2020년 이후 새로운 길을 준비해 왔을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조금씩 대미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연말까지 시간을 끈 것 같고, 스톡홀름 협상은 북미대화 시작점이 아니라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기 전 마지막으로 미국의 (태도변화) 가능성을 점쳐 본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톡홀름 협상 열흘 후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 등정(10월16일)을 했는데, 이미 북한은 10월 중순부터 일정 부분 새로운 길로 터닝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가 3주 남은 시점에서 북한은 새로운 길로의 방향 전환을 했다"고 말했다. 또 "하순 전원회의가 있지만 이 때 뭘 결정하는 게 아니라, 전원회의 소집을 발표한 날(12월4일) 김정은이 백두산 등정하는 사진을 다시 공개한 걸 보면 이때 이미 전원회의 내용을 결정한 걸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북미 비핵화 프로세스는 3주간 문이 열려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론 이미 닫혀 있다"며 "북한이 명시적인 걸 요구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어렵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빅딜, 미들딜, 스몰딜이 모두 배드 딜이 될 수 있어 정치적 합의 가능성도 대단히 낮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김 위원장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며 최근 북한이 행한 일련의 도발이 "북한이 뭔가를 받기 위한 압박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는 명분을 만들고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책임을 미국에 돌리기 위한 내부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북미대화 중단선언·중러밀착 강화…"북미 내년 긴장 속 현상유지 후 2021년 재협상"=구체적으로 '새로운 길'과 관련해서는 "결국 미국을 탈피해 중국·러시아를 통한 돌파구를 만들려 하는 대외정책이 될 것"이라며 "전원회의에서 북미 대화 중단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이런 대외적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뒷받침이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시설에 대한 재활성화"라고 설명했다. 즉, 영변을 통한 핵탄두의 양적증가와 동창리 시설을 통한 ICBM 등 운반체의 질적 향상 등 핵무력의 질·양적 고도화를 꾀할 거란 설명이다. 그는 이런 대내(경제총력집중노선)·대외(새로운 길)·국방(핵무력 강군화) 3가지가 내달 신년사의 핵심으로 담길 거라 전망했다.

단 그는 북한의 새로운 길이 영원히 대미 관계를 종언하는 게 아닌, 조건부·시한부 선택일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내년에 이렇게 가지만 미국과의 해법이 가장 빠르고 매력적인 길이란 걸 알기 때문에 2021년 8차 당대회를 앞두고 레드라인을 넘는 극단적 선택은 안 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래서 "내년엔 '노딜' 속에서 북미가 적정한 긴장을 유지하며 관계를 현상유지 할 것"이라며 "북한이 2021년 봄 제8차 당대회를 열고 미국도 대선 후 2021년 전반기 새 정부 인사 마무리가 되면 그 해 후반기부터 북미협상 2라운드 시작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제일 우려스러운 건 미국 강경인사가 등장하고 북한이 정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상황을 배제 못 한다는 것"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미국이 11일 북한 문제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한 배경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ICBM 도발 없이 대선을 치루고 싶어 요청한 '대선 보험'"이라며 "중러를 제압해 북한이 갈 수 있는 영역을 제한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또 "이 안보리 소집에 중러가 어떻게 반응할 지가 북한의 새로운 길 전망과도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중러가 북한의 '뒷배'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북핵을 어느정도 용인하고 관리 모드로 가는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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