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로고=머니투데이DB
M&A(인수합병)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보험업계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곳은 푸르덴셜생명이다. 외국계 생명보험사 중 실적과 재무건전성 모두 양호하다는 평을 받아 오던 터에 ‘깜짝’ 매물로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 비율이 지난 9월 기준 515.04%로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생보업계 평균인 296.1%를 크게 웃돈다. 이를 근거로 탄탄한 회사를 왜 팔려고 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도 적지 않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RBC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은 곧 자본을 너무 많이 쌓아놓았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처럼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500%까지 높인 것은 과도한 것”이라며 “통상 업계에서는 RBC 비율 200~300%를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저축성보험 대신 종신보험 위주로 팔아 고금리 확정형 판매 비중이 적은 편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판매된 종신보험 중 고금리 확정형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푸르덴셜생명은 1990년대 대졸 남성 설계사를 앞세워 전문직 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예정이율 7.5%대 종신보험을 대거 판매했다. 2018년 기준 일반계정 중 종신보험 비중은 67%에 달한다. 주요 고객층의 소득이 높은 만큼 보험 유지율도 다른 생보사보다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시기에는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유지율이 높을수록 회사에 부담이 된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당장의 RBC 비율만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국내 보험사보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잘 해온 편이지만 회계기준 변경 시 ‘민낯’ 드러날 수 있어 몸값이 높을 때 매각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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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보험사들이 RBC 비율을 높이기 위해 혹은 금리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해외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이같은 자본조달없이 순수하게 RBC 비율이 높은 상태"이라며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가급적 RBC비율을 높게 유지하자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