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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서울아파트 14.3% vs 코스피 -18.6%…부동산투자 완승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19.12.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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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주식시장은 멀리하고 서울 아파트로만 투자가 몰리는 이유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성시대다. 한때 재테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주식투자였는데, 요즘은 아파트 그 중에서도 서울 아파트 투자가 최고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8년 1월 89.1에서 올해 11월 101.8로 14.3% 상승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상승률이 이 정도 수준이니 인기 좋은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 수익률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부터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말 2566.46으로 거래를 마친 코스피 지수는 올해 11월 말 2087.96으로 하락했다. 1년10개월 동안의 수익률은 -18.6%다. 지난 8월 초 한때 1900선을 깨뜨릴 정도로 하락했던 코스피 증시가 약 10% 반등해서 그나마 손실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수익률 14.3%와 코스피 수익률 -18.6%. 서울 아파트의 완승이다.

◇가계 자산 중 70%가 넘는 부동산 비중

유동성(M2)과 자산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는 크다. 국내 유동성이 증가하게 되면 부동산, 주식 등 국내 자산 가격이 자연스레 상승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자본계정이 개방된 상태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유동성은 국내 자산에 투자된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유동성은 얼마나 증가했는지 살펴보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1월 국내 광의통화(M2)는 2564조원이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합계에 저축성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 등을 더해서 구한 시중 통화량이다. 광의통화는 올해 9월 2856조원으로 11.4% 늘어났다.

늘어난 국내 유동성은 대부분이 부동산에 투자된다.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계의 평균 자산 중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불과하고 실물자산이 74.7%를 차지했다. 실물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2%에 달했다.

즉 우리나라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70%가 넘는다. 미국은 가계 금융자산 비중이 70%가 초과하는 등 금융이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금융자산 비중이 높다.

자산 가격 상승은 가치 증가에 따른 부분도 있지만, 유동성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효과도 크다. 즉 자산 가치가 동일하더라도 실질 화폐 가치가 하락함으로써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유동성이 증가하면 부동산도 상승하지만, 주로 주식시장이 더 크게 상승하는데 우리나라는 유동성이 증가하면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부동산 가격만 끌어올린다. 왜 일까.

◇주식시장의 기업지배구조 문제

코스피 투자가 손실을 기록한 건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 등 가치 본연의 문제와도 관련이 크지만, 국내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 문제 역시 책임이 크다.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 요인 못지 않게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대기업의 기업지배구조 문제도 심각하지만, 아예 감시의 눈길을 벗어난 중소기업의 기업지배구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시가총액 50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인 중소형주는 거의 사각지대다.

예컨대 2015년 상장기업 D사는 무려 50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가 죽을 맛이었을 거다. 그런데 그 해 창업주 겸 대표이사는 연봉 18억원에 퇴직금 55억원을 챙겨갔다.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5% 밖에 안됐고 그가 지배하는 다른 기업이 D사 지분을 30% 넘게 가지고 있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기가 막힌데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이때 주식을 처분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결국 부동산 가격도 한국 경제의 생산성에 의해 결정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이런 기업지배구조 문제에서 자유롭다. 부동산 본연의 가치와 향후 전망, 유동성과 금리 등 외부변수만 잘 살피면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갑자기 대주주가 횡령, 배임을 해서 거래정지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는다든지, 실적호전이 예상된다고 떠벌리다가 갑자기 대폭의 적자를 기록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의 리스크는 없다.

부동산 투자는 충분한 자금만 가지고 있다면 동일한 출발선에 서서 다른 투자자들과 투명한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식시장보다 공정한 면이 분명히 있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 중에서도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병행하거나 아예 부동산으로 중심을 옮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가격은 독립변수가 아니라 종속변수다. 부동산 자체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국내 경제 주체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늘어나는 등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해야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유동성과 투기적 수요에 의해서만 올라간 부동산 가격은 한국 경제의 생산성 향상과 부가가치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결국 적정 가치 수준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장기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생산성 증가가 수반돼야 하고 국내기업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울 아파트에만 투자하더라도 국내 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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