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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전장 전열 재정비…실속 챙기기 속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12.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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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7,500원 500 -0.9%)LG전자 (77,200원 -0)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부품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시너지를 끌어올려 가시적인 성과를 앞당기기 위한 조치다.



해외법인 합치고 없애고…전장 핵심 하만 중심 재편


삼성-LG 전장 전열 재정비…실속 챙기기 속도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만 유럽과 중동, 아시아, 중국 등에서 10개에 달하는 해외법인을 재편했다. 대부분이 전장부품 자회사인 하만 중심의 사업 재편으로 하만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도 사업체까지 하만으로 흡수됐다.

일본 현지 3개 법인이 하만 인터내셔널 재팬으로 묶이면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전문업체 레드벤드 소프트웨어 재팬까지 흡수합병한 게 가장 두드러진다. 이 업체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중국에서도 베이징 서비스법인이 전자제품 판매법인인 삼성 차이나 인베스트먼트로 흡수합병된 것과 함께 베이징 하만 서비스 법인이 청산되는 등 하만을 중점에 둔 법인 합병과 청산 절차가 진행됐다. 중동에서는 하만 자회사 브로드센스가 청산됐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017년 3월 하만을 인수한 뒤 진행한 하만 해외법인 정리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만 실적이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데서도 이런 추세가 감지된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600억원)을 넘어섰다. 하만이 삼성전자에 인수되기 전 연매출 70억달러, 영업이익 7억달러를 냈다는 점에서 법인 정리를 끝마치고 매년 감가상각되는 인수비용 반영이 끝나면 수익개선폭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서 LG전자로…수익성 강화 시동


삼성-LG 전장 전열 재정비…실속 챙기기 속도
LG전자도 2013년 출범 이후 올 3분기까지 15분기째 적자를 기록한 VS(전장)사업본부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LG에서 그룹 계열사간 전장사업을 조율했던 김형남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이 지난달 28일 임원인사에서 LG전자로 전진배치됐다.

김형남 부사장은 LG전자 VS사업본부장인 김진용 부사장 산하에 신설된 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의 장으로 생산·영업·구매·공급망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특히 글로벌 영업 지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 신설 자체가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V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601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VS사업본부 투자액은 8985억원으로 LG전자 주력 사업인 H&A사업본부의 9085억원에 이어 2번째다. 지난해 7090억원과 견주면 27% 늘었다. 적자사업부의 투자규모에서 LG전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내년 360조 시장…성과 가시화


삼성-LG 전장 전열 재정비…실속 챙기기 속도
양사 모두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중국 푸저우에서 처음 공개된 포르쉐의 순수 전기차 타이칸의 클러스터, 센터페시아,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개된 폭스바겐 양산형 전기차 'ID.3'에도 LG전자가 제작한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삼성 하만도 올 4월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메이저 완성차업체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 베이징일렉트릭비히클(BJEV)에 디지털콕핏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4건의 굵직한 계약을 따내면서 국내 M&A(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몸값(80억달러·약 9조1200억원) 증명에 시동을 걸었다. 시장에서는 하만의 전장기술과 삼성의 IT 기술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전장 시스템은 1980년대 자동차 원가의 1% 수준에서 현재 30~40%까지 높아졌다. 전기차의 경우 전장부품의 원가 비중이 70%에 달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 달러(283조3000억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359조5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장 진출은 생존 문제…"패러다임 전환·도약의 기회"


업계에서는 자동차 전장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도체·가전 등 기존 시장이 포화와 경쟁 심화로 부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전장사업이 기존 주력 분야의 성장 정체를 만회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은 장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개발단계부터 완성차 제조사가 협업하기 때문에 한번 공급 계약을 맺으면 차량이 판매되는 4~5년 동안 부품공급이 보장되고 유사 차종에 대한 추가 물량 확대도 내다볼 수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SDS, LG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 등 그룹 계열사가 앞다퉈 뛰어드는 것도 이런 기대감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반도체시장에서도 자동차용 반도체 선점을 두고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이 불거지는 등 전장부품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전장사업이 생존과 성장을 담보하는 키워드로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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