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인플레 파이터' 폴 볼커, 92세로 별세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2.10 04:36
글자크기

1970년대말∼1980년대초 20% 고금리로 10% 고물가 잡아…투기거래 제한하는 '볼커 룰' 주인공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10% 이상에 달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잡아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려온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8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향년 92세.



고인의 딸 재니스 지마가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립선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5~1987년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연준 의장을 지낸 그는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약 20%까지 올렸다. 2m가 넘는 거구인 그는 당시 신변 위협 때문에 직접 권총을 차고 다니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폴커 전 의장의 강력한 고금리 정책의 결과, 미국은 물가안정과 산업 구조조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이후 장기호황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헨리 카우프먼은 볼커 전 의장에 대해 "20세기 전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장"이라고 극찬하 바 있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물러난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자기자본의 투기성 거래를 제한하는 이른바 '볼커 룰'로 유명하다.


1927년 독일계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난 볼커 전 의장은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대학원, 런던정경대학(LSE)을 졸업한 뒤 체이스맨해튼은행, 미 재무부, 뉴욕연방준비은행 등을 거쳐 연준 의장에 올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