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폐 속도내는 中…정부 주도로 내년 출시 예고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12.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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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매체 "인민銀, 테스트 완료"…"선전·쑤저우 우선 발행"

중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비트코인 가격이 5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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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암호화폐 거래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5일 오전 9시 기준 전일대비 5.5% 하락한 81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 초만 해도 비트코인은 개당 1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중국 당국이 코인시장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며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11.26/뉴스1중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비트코인 가격이 5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25일 암호화폐 거래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5일 오전 9시 기준 전일대비 5.5% 하락한 81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 초만 해도 비트코인은 개당 1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중국 당국이 코인시장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며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11.26/뉴스1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내년에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선전(深圳), 쑤저우(蘇州)에서 먼저 유통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 경제지 차이징(財經)은 9일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가 선전과 쑤저우 등지에서 시범 사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차이징은 법정 디지털 화폐 운영은 인민은행이 총괄하며 4대 국유상업은행인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과 3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이 참여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가상화폐가 익명성을 기초로 중앙은행의 통제를 벗어나 발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중앙정부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중앙 정부주도로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겠단 의도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이는 다른 가상화폐가 중앙은행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과 정반대의 방향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되 통화주권과 금융시장의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포럼에서 "인민은행이 세계최초로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될 수 있다"며 "2014년부터 준비중인 작업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인민은행은 결단력과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 전체적인 로드맵에는 문제가 없다"며 "현재 통화공급채널은 변경되지 않으며 디지털화폐는 본원통화(M0)와 유통중인 현금의 일부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발행 기관인 인민은행은 개인, 기업 등 경제주체에게 디지털화폐를 곧바로 공급하지 않고, 시중은행을 통해 공급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시중은행에 디지털화폐로 교환하고 싶은 만큼 위안화를 지불하면 시중은행이 각 경제주체의 스마트폰 전자지갑 플랫폼에 1대1 교환 비율로 디지털화폐를 충전해준다. 기존 전자결제 플랫폼과 유사하지만 실제 화폐가 아니라 디지털화폐를 쓴다는 점에서 다르다.

중국 정부는 자체적으로 디지털화폐 발행을 추진하면서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암호법'에 따라 중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암호 상품'은 내년 1월부터 반드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존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물론 페이스북 리브라 등 새로운 가상화폐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유통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확실한 통제권을 쥐게 된 것이다.

디지털화폐가 도입될 경우 이 화폐가 중국기업과 전세계 화교경제권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경우 디지털화폐는 물론 위안화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은 디지털화폐를 통해 현금없는 사회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디지털화폐가 장기적으로 중국의 소비진작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법적인 위안화 자금이 시중에 돌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디지털화폐가 도입되면 현금이 한곳에 묶여있을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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