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따로 들어가던 사우디 커플, 이젠 같이 들어간다

뉴스1 제공 2019.12.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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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 식당서 남녀 분리 출입 정책 폐지
빈 살만 탈석유 경제 개혁 '비전 2030' 일환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목 아래부터 발끝까지 덮는 검은 천 '아바야'를 입어야 한다. © AFP=뉴스1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목 아래부터 발끝까지 덮는 검은 천 '아바야'를 입어야 한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성차별적인 나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서로 마주치는 것조차 금지됐던 사우디에서 남녀가 함께 식당을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남녀의 식당 출입문을 따로 두도록 하는 정책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조치 목적은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데 있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다만 사우디 외교부 대변인에 따르면 가족용과 남성용으로 구분돼 있던 좌석 폐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이 새 규정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식당 주인들이 원한다면 별도의 출입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학교·병원을 비롯해 공공시설 출입구 분리 정책을 폐지하는 방안도 현재로서는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책은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경제사회 개혁 '비전2030'의 일환이다. '비전 2030'은 사우디를 기존의 석유의존 경제에서 탈피해 첨단기술과 민간 투자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우디는 지난 2017년 32세의 왕세자 빈 살만이 통치권을 쥔 이후 성차별적인 요소들이 조금씩 완화돼 왔다. 사우디의 개방성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사우디는 운전과 축구장 관람 등 여성 관련 규제들을 완화하고, 올해 8월에는 모든 여성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남성 친척의 승인을 받도록 한 보호 제도도 폐지했다.

로이터는 "그러나 아직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사우디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특히 사우디 정부가 개혁정책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러 저명 여성 인권 운동가들을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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