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간편식 사업에 뛰어든 식음료 기업들의 수익성이 당초 기대보다 좋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 흐름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 (335,000원 ▲3,000 +0.90%), 오뚜기 (395,500원 ▲3,500 +0.89%) 등은 물론이고 최근 상장한 우양 (4,585원 ▲190 +4.32%) 등 간편식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대부분의 관련 종목들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간편식 시장의 성장성을 일찍이 알아차리고 관련 종목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속이 타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0년 8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4조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간편식 시장은 초기 성장 시장이기에 투자 및 판촉 등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음료품은 품목별 과점을 형성해야 이익을 낼 수 있는데 현재 간편식 시장은 과점 시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 상위 3∼4개 기업이 큰 이익을 내는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간편식 시장의 성장성은 이미 충분히 입증이 됐다고 분석한다. 과학기술과 온라인 배송 서비스의 발달 등에 힘입어 계속해서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간편식을 사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간편식의 편리성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면 성장 속도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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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간편식 시장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 간편식을 비롯해 친환경 식품 등을 5대 유망 분야로 선정하고 프리미엄 상품 연구 개발 등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 5대 분야 산업 규모를 2030년까지 24조85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일자리도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적어도 2∼3년 뒤에는 간편식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들을 선점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간편식 시장이 고성장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모두가 승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향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랜드 파워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제품력 및 생산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